박정희 망령을 경계한다.
박정희 망령을 경계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7.11.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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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이 독재자 박정희 탄생 100주년이었다고 한다. 그의 고향 구미에서 그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그의 업적을 찬미하는 지지 세력이 박근혜의 무죄를 주장하고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소란을 피웠고, 박정희 우상화를 반대하는 사람들과 충돌했다는 보도다. 어쩌면 구미나 대구경북 지역 사람들에게 박정희는 은인이었고 영웅일지도 모른다. 박정희가 모든 사업을 그쪽에서만 시행했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 일자리와 기회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그의 덕을 톡톡히 본 TK도 아닌 호남 사람들 가운데에도 지난 시대에 그에게 충성하여 갖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과 머리가 돌처럼 굳은 어리석은 노인들 가운데는 박정희 덕분에 이 나라가 잘살게 되었다고 입에 거품을 무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마치 박정희가 경제개발 계획 만들고 나라를 잘살게 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민주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부정축재자라는 이름으로 가진 자들을 잡아들여 그들의 재산을 빼앗아 정치자금을 만들고 측근들의 배를 불린 일이다.

경제개발 계획은 이미 민주당 정부가 마련하여 시행하려던 참이었던 것을 가져다가 실행 한 일 뿐이다. 그리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없으니 해외 차관을 들여와 기업에 주면서 나눠먹기 수준의 막대한 커미션을 받아 챙겨 그 일당은 한꺼번에 부자가 되었다. 자본이 없던 기업들은 이리저리 뜯겨 반이나 남은 돈으로 사업을 진행하여 생산성이 늘고 수익을 올리 수 있었다. 인건비가 바닥이었으니 가격경쟁력이 있었다.

그렇게 기업이 경제를 성장시키자, 욕심이 난 박정희는 걸핏하면 기업을 불러들여 돈을 뜯어냈고, 말을 듣지 않으면 차지철 등을 시켜 협박하고 폭력까지 행사했다. 그렇게 기업을 털어먹는 걸 보며 자란 박근혜가 기업을 털어 이상한 재단들을 만든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지금도 나는 죄가 없다고 말한다.

TV를 보다가 예쁜 탤런트나 가수가 눈에 뜨이면 부하에게 눈짓을 해서 불러다가 안가에서 파티를 즐기고 유린하는 일을 취미로 했던 박정희다. 무소불위의 제왕보다 더한 권력을 행사했던 독재자 박정희가 결국 삼청동 안가에서 김재규의 총에 죽는 건 그가 저지른 엄청난 죄악에 비하면 너무 가벼운 벌이었는지 모른다.

13일 신문사에 박정희 전집이라는 9권의 박스와 ‘박정희 다시보기’ ‘박정희 새로 보기’라는 책이 배달되었다. 박정희 기념재단이라는 곳에서 보낸 것이었다. 아마도 14일 행사를 앞두고 언론사와 행정기관 등에 배포한 것이라는 짐작이다. 적게 잡아도 한 세트당 5만원은 들였을 법한 책들이 얼마나 배포되었는지 모르지만, 들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들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는데, 아직도 국민을 현혹하고 속여 볼 생각을 하는 무리들만 현실을 착각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럴 돈이 있으면 닥치는 추위에 어려운 이들이나 도와주는 게 죽은 박정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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