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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했던 한 주일[월요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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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2  15: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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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편집고문

낙엽이 우수수 날리는 늦가을, 입동도 지나고 아침 기온이 겨울에 들어섰음을 일러준다.

지난 한 주일에도 많은 일이 우리를 스쳐 지나갔다. 북한의 김정은이 깔아놓은 핵무기 롤러코스터를 타고 즐기며 ‘이참에 돈 좀 벌자’는 트럼프의 장삿속에 일본과 한국이 농락당하는 것으로 시작된 아시아 원정은 APEC으로 마무리되었다.

특히 제 나라에서도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한국을 방문했던 7일과 8일 25시간 동안에 불안한 마음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을 듯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인물을 거액의 무기구매라는 선물로 달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한계에 속이 쓰렸지만, 그나마 다행이지 싶었다. 중국과 합의한 3불에 트럼프가 딴지라도 걸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형편이었으니 말이다.

이어서 문 대통령의 APEC 참가와 함께 진행된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었다. 다낭의 APEC에서 문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회담에서 한중관계 회복이라는 합의가 이루어진 결과에 꽉 막혀있던 경제계가 크게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제대로 회복되고 중국이 북한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해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불씨가 사그라질 수 있기를 바란다.

국제문제는 우리가 처한 환경이 그러하니 만족할 수준에 이르기는 어렵다. 그런대로 잘 풀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만약에 박근혜 정권이 그대로 있었다면 지난 한주일이 어떠했을 것인지 상상을 하니 정신이 아득하다. 미국의 사드를 몇 기 더 들여왔을 것이고 일본과 짝짜꿍이되어 아베와 시시덕거리며 한미일 방위조약에 군사합동훈련을 한답시고 일본의 구축함이 부산항에 입항하지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다.

 

위대한 촛불의 힘, 진정한 국민의 힘을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촛불국민의 힘으로 세워진 정부여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한다. 거기에 더하여 국민이 바라던 불법, 무도한 세력의 적폐를 청산하는 단계에서 그동안 멋대로 국정을 주무르던 조직과 인물들이 차례로 수감되는 걸 보며 지저분한 나라가 조금씩 기본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사실, 오늘의 적폐는 국정원의 댓글이니 국정원 예산의 청와대 상납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 광복 후에 이승만이 권력을 훔치면서 친일파를 옹호하고 정권 연장을 위하여 갖은 불법을 자행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쌓여온 그야말로 두터운 적폐(積弊)이기에 쉽게 벗겨내기는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썩은 적폐 위에 박정희의 군사쿠데타가 더러운 오물을 한없이 쏟아 부었다. 그렇게 쌓인 적폐 층이 썩으면서 팽창을 거듭한 끝에 이를 보다 못한 촛불민심이 부패의 가스에 불을 붙여 폭발한 것이다.

이 나라에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불법들이 자행되었던가? 정권은 깡패처럼 재벌이나 돈 좀 있는 대상에게 수시로 손을 내밀어 빼앗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부산의 ‘국제화학’처럼 협박과 폭력으로 강탈하여 제 맘대로 나눠가졌다. 대통령이라는 자가 TV에서 예쁜 여자를 보면 부하를 시켜 데려다가 유린하고 돈다발로 입을 닫게 하는 일을 일삼기도 했다. 그렇게 방종하다가 결국 제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다. 힘 있는 자의 세상이었다. 법은 약한 자의 것이고 가난한 시민을 겁박하는 수단이었다.

이어서 권력을 잡은 자도 불법으로 나라의 통치 권력을 훔쳤다. 그 역시 힘으로 국민을 유린하며 반발하던 광주시민에게 총을 겨누어 쏘고 짓밟았다. 모든 사람을 힘 아래에 굴복시켜 무조건 강한자의 뜻에 따르는 국민성을 만들었다. 그 무도한 자들의 편에 서면 먹고살기 쉬웠고, 지배계층에 들 수도 있었으므로 모든 사람은 힘을 향한 해바라기가 되었다. 그들의 세계에서 법이나 사회질서는 무의미했다. 그런 사회가 오래 지속되면서 오늘날 ‘보수’라는 명찰을 단 추종세력이 형성되었다.

그들은 아직도 국민을 물로 본다. 뭐든 금방 뜨거웠다가 쉽게 잊어버리는 습성을 믿고 촛불정부가 적폐를 털어내고 청소하려는 일을 죽어라 방해한다. 아직도 그들은 촛불의 무서움을 모른다. 그들은 촛불이 뜨겁던 때, 살기위해서 주군이던 박근혜를 가차 없이 처단해 민주화의 제단에 제물로 바쳤다. 그랬으면 정신을 차려야 하건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 겁먹었던 일이 억울하다고 다시 떠나온 둥지를 찾아 제 무리 속으로 들어갔다. 우선 국회라는 병든 울타리에 숫자를 불려 뭉쳐있어야 두려움을 잊을 수 있어서 일 것이다. 소수로 나와 있으니, 떼로 뭉쳐 생떼를 쓰던 시절이 그리워서 인지도 모른다.

지금 국정원과 관련된 박근혜, 이명박의 몰락이 가져올 후폭풍조차 그들은 짐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노인들을 꼬드기면 어지간히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그들이 굴비두릅 엮이듯 잡혀 들어가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여전히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헛소리를 일삼는 자한당과 아직도 대선 유세중인 안철수 대표를 보면 조금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한주일은 조마조마하고, 답답하고,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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