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한가위 되길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한가위 되길
  • 전주일보
  • 승인 2017.09.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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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부터 열흘 간의 긴 추석연휴를 맞는다. 오는 4일로 풍요로움을 더하는 결실의 계절 한복판에서 ‘한가위’를 맞는다. 높은 가을 하늘과 솔솔 부는 갈바람, 넉넉하게 익어가는 가을 들녘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한가위, 가배,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불리는 추석은 봄부터 여름 동안 가꾼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무르익어 수확을 하는 계절이다. 올 한가위는 특히 예년보다 연휴가 10일이나 돼 오랜만에 마주할 가족들과의 만남이 더욱 기다려지고 설렌다.

물론 예전보다는 명절의 기쁨이 다소 퇴색되긴 했지만, 설은 효(孝)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명절이다. 설에는 조상께 예를 갖추고 일가 친척들이 모여 화목을 다지며 이웃과도 정을 나누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다. 아무리 삶이 각박하더라도 이러한 미풍양속의 정신까지 훼손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번 설 명절을 통해 잊혀져가고 있는 우리의 미풍양속을 되살려보자.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의 베푸는 기쁨도 느껴보는 뜻깊은 명절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민족 최대의 명절이지만 경기 불황의 그늘이 가시지 않아서 인지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대다수 국민들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이 같이 경기가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경기 위축으로 복지시설이나 어려운 이웃을 찾는 발길이 뜸하다고 한다. 또 상여금을 받는 직장인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밀린 임금조차 받지 못해 귀성은커녕 당장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명절이나 연말연시 등 온정을 나누던 아름다운 모습이 최근 급속도로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올 추석명절도 그 정도가 확연하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추석이 돼도 갈 곳이 없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요청된다.  여기에는 기초생활수급자, 복지시설 수용자, 장애인, 홀로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무료급식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주여성, 새터민들은 더 외롭고 쓸쓸할 게 뻔하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예로부터 명절만큼은 친지`이웃과 실컷 먹고 마시고 즐겨왔다. 못난 자식이나 취업 못한 형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 모두가 함께 어울려 정을 주고받는 것이 추석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주변의 이런 이들을 찾아 정성을 전하며 명절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면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처럼 이웃을 보듬고 배려하면 더할 나위 없는 추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몸은 고달프고 지치지만, 마음만은 밝고 유쾌한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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