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임명동의안조차 부결할 것인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조차 부결할 것인가?
  • 전주일보
  • 승인 2017.09.2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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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자에 대한 국회인준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24일 양 대법원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을 표결한다는 의미는 얼핏 생각하면 김명수 지명자 임명을 국회가 동의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의 말이나 태도를 보면 김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역시 지난 김이수 헌재소장 임명동의안 처리 때처럼 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우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내놓고 있는 주장이 터무니없는 논리를 펴면서 절대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대법원장을 잘 못 뽑으면 베네주엘라처럼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최측근인 이종혁 최고위원은 “베네수엘라가 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차베스·마두로 두 독재정권이 지속적으로 친정권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차베스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4만 5천여 건의 판결이 있었는데, 이 중 단 한 건도 차베스 정권에 거슬리는 판결이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의 홍 대표는 이 발언을 두고 “최근 우리 당에서 한 발언 중 최고의 발언이었다.”며 “김명수 후보자를 대법원장으로 임명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베네수엘라에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베네주엘라의 경제가 기울게 된 건 유가의 계속적인 하락으로 취약한 경제구조가 이를 감당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인데, 이를 대법원장 임명에 끌어다 붙인 착상은 과연 자유한국당 다운 발상이었다.

이런 자유한국당의 임명반대에 편승하여 바른정당도 반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국민의당이 지난 헌재소장임명동의안 처리 때처럼 의원 각자의 자유투표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도 역시 지난번처럼 부결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당이 외부적으로는 자유투표라고 하지만, 안대표의 의중이 절대 변수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도 같은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세 야당이 말로는 옳은 국정에는 적극협조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지금 새 정부와 여당이 누리는 국민의 지지에 배가 아파서 뭐든 정부가 바라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데 온 당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헌재소장 낙마 후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보였던 그 환호작약하던 태도는 과연 그들이 이 나라와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국회의원인가 의심스러웠다.

문대통령이 유엔으로 떠나며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대법원장 인명동의안 처리를 도와달라고 전화를 걸어 부탁했다고 한다. 그들이 과연 그 부탁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오늘 오후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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