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인가, 안철수당인가?
국민의당인가, 안철수당인가?
  • 신영배
  • 승인 2017.09.13 17:1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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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신 영 배 / 대표

올 여름이 무덥고 길 것이라던 예보를 비웃듯이 가을이 떡 하니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지낼만한 9월 중순이라니 이런 것도 소소한 행복의 한 가지가 아닐까 싶다.

세월은 그렇게 때가 되면 변한다. 벌써 봄소식을 알리던 벚나무 잎은 노랗고 붉게 물들어 포도에 나뒹굴고, 백로가 지나고서는 창문을 닫아야 잠을 청할 수 있다.

무성하던 잎을 떨구는 벚나무를 보며 또 한 번 마음이 불편한 요즘의 정치판을 떠 올린다. 시도 때도 없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국민의당 생각이 난 것이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전북인, 나아가서 호남인의 절묘한 선택이라고 자랑했던 정당이다.

그 자랑이 불과 1년 반이 채 못 되어 부끄러움으로 생각되어지는 이 기분을 그들은 정녕 모르는 것인지, 알고 하는 짓인지, 모르고 천방지축 헤매고 있는지 궁금하고 화가 난다.

정기국회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이 있었다. 안건을 직권 상정한 정세균 의장이나 여권인사들만이 아니라 야권에서도 동의안이 가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단 두 표가 부족한 부결이었다. 많은 국민들과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이 망연자실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자유한국당과 일부 야당 인사들은 거창한 승리라도 한 것인 양 환호했다.

그런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부결 후에 취한 행동은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부결 후에 싱글벙글하며 환호하는 한국당 의원들과 같은 분위기로 즐거워했고, 기자들과 만나서는 “과연 사법부 독립에 적합한 분인지 그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며 “국민의 당이 20대 국회의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고 했다.

김이수 헌재소장은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추천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이다. 그런데 안철수 대표가 표결 후에 한 말을 짚어보면, 그날 동의안 표결에서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반대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부결되었다는 의미로 ‘20대 국회의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는 말을 한 것이 드러난 셈이다. 자당에서 추천한 헌재소장 후보를 반대하는 정당은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정당인지 답답하다.

그 일을 두고 민주당의 안민석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국정감사에서 거의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가 블랙리스트 관련 질문만 딱 한 번 했다고 했다. 안 의원은 “불의를 용서하는 그의 관용에 놀라웠지만, 그보다 그를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었다.”고 했고 “어제 헌재소장 부결을 보며 수상한 안철수의 정체를 다시 확인했다. 안철수 대표, 당신은 대체 누구냐”라고 물었다.

그동안 안 대표를 두고 갖가지 말이 나돌았었다. 이명박 정부와 얽혀 있다는 설과 ‘누구의 아바타’니 하는 알 수 없는 소문들이 나돌았지만, 그런 악재들을 뚫고 대선후보가 되어 미미한 수준이지만 3등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취업관련 증거조작으로 수하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기어이 국민의당 당대표에 출마하여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냈다.

우여곡절을 거치며 당대표에 복귀한 안 대표의 과제는 밑바닥에 추락한 당의 지지도를 끌어올려 불과 8개월 앞에 닥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당 후보가 단체장과 지방의원으로 당선되도록 하는 일이었다. 국민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국민은 이 나라가 과거로 회귀하여 권력과 금력이 지배하는 시대로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촛불의 염원대로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가 나라답게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등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안들과 사드배치로 인한 대중국관계의 악화로 갖은 어려움을 감당해야 하는 정부의 어려움을 국민은 가뜩이나 걱정하고 있는 판에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의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는 의미의 말을 안 대표가 기자들에게 공언해버리는 바람에 한 때 인터넷에 그를 성토하는 댓글들이 무수히 올라왔다. 결국 안 대표는 차려놓은 밥상을 스스로 걷어 찬 것이다.

지난 12일자 본지 사설에서 지적하였듯이 국민의당은 누구 개인의 정당이 아닌 호남인들의 가슴으로 만들어낸 정당이기에 국민의당이 성공하기를 도민들은 바라고 있다. 적어도 전북의 유권자들이 지방의원선거에서 둘 이상의 후보를 두고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버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당 대표일 수 있다는 말이다.

안 대표가 정치에 입문할 당시 국민의 열화 같은 관심을 받았던 것은 신선한 사람이고 IT계에서 성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진취적 인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러한 이미지는 줄어들고 골통보수에 가까운 행보를 거듭하며, 보여준 행동은 아마추어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표결사태를 지켜보며 도민들은 실망과 좌절을 거듭했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 개인의 정당이 아니다. 전북인과 나아가서 호남인들이 마음을 모아 제2의 선택으로 만든 당이다. 이제 더는 실수할 여유도 여지도 없다. 안 대표만 빠져주면 국민의당은 충분히 일어설 지지기반이 있다. 제발 당을 떠나라. 그래야 안 대표도 살고 당도 살고 호남도, 나라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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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저격수 2017-09-16 07:17:42
밑에 안철수 지지하는 경상도 일베충 새끼야 .호남
전주일보까지들어와서 안철수 지지댓글달고싶냐 하여간니네 안철수 지지하면서노빠편향은 우편향이네 하는 정신나간 개소리는 니네아지트에서해라

ㅇㄱㄹㅇ 2017-09-16 00:16:04
모처럼 옳은 소리하는 칼럼인데 밑에 댓글단 사람은 박사모인지 알바단인지 모르겠네요

ㄴㅇㄹㄴㅇ 2017-09-15 14:38:54
전주신문은 그저 반미 반 보수 반 기업 친중 친북 친 환경 성향의 시민단체 찌라시 수준이다. 대표라는 사람이 어찌 신문을 이따위로 만드는가. 대구 매일신문좀 본받아라. 좌우 양쪽 균형이 맞는다. 전주가 낙후된건 당신 같이 낡은 사고 가진 사람이 신문 만들기 때문이다. 이념적으로 좌편향 된 인간들 치고 무언가를 제대로
발전시 키는걸 못봤다 말로만 나불 댈뿐.

ㄴㅇㄹㄴ 2017-09-15 14:37:10
헛소리 하지 말아라 안철수 나도 별로 맘에 안드는데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아무 의미 없는 민주당 2중대다. 안철수가 있으니 그나마 국민의당이 완전 좌편향 정당이 안되는것이다. 안철수 없으면 그저 햇볕정책 추종하는 호남 정당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말고 대표면 좀 생각하고 글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