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산업계가 나아갈 방향
  • 전주일보
  • 승인 2017.09.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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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곤 한국에너지관리공단 전북지역본부장

에너지ㆍ기후변화 이슈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새로운 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1997년 도쿄의정서를 거쳐 2020년 이후의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2015년 파리협정은 국가가 앞장서서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표명한 결과물 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탈석탄, 재생에너지 보급 등 먼저 정책을 세우고 실행을 독려했다면, 최근들어 기업들의 자발적이고 선도적인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는 규모가 작은 미국의 자동차 회사로, 전기자동차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하지만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워 자동차기업에서 에너지기업으로 쇄신하는 중이다.

먼저 회사 이름에서 ‘모터스’가 사라졌으며, 지난해 태양광 업체인 솔라시티를 인수하여 기존 주택들의 지붕을 임대해서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기를 축전하는 시설 건설을 발표하는 등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IT 기업은 데이터센터, 냉각시설 등을 운영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동종 업종에서도 전기 사용량이 많은 편인데, 지난해 에너지소비량은 5.6테라와트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1년 전력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 소비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구글이 100% 신재생에너지 전력 구입을 강조하는 이유는 단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친환경 기업 이미지 제고 외에 재생에너지는 기업의 에너지 비용측면에서도 석탄에너지 등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의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약속인 ‘RE100(Renewable Energy100)’에 구글, 애플, 이케아, 나이키 등 87개 유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 중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가 유일하게 약속을 한 상황이다. 에너지 문제는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미래 및 투자 전략의 필수 결정요인이 되었다.

한 예로, BMW가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에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력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해 달라고 요구 했다는 이야기는 BMW, 삼성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더 이상 재생에너지 사용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에너지전환 논의가 화두이다.

에너지전환은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고, 화석,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공급을 재생가능한 에너지 공급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산업계에게 무조건적인 에너지 전환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지금 쓰고 있는 에너지를 제대로 파악하여 낭비되는 에너지는 줄이거나 효율을 높이고, 그래도 모자란 부분을 재생에너지나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하자는 것이다.

에너지경영시스템 (EnMS : Energy Mangement System)을 도입하면 CEO를 포함한 조직 구성원 전체가 에너지절약 및 효율개선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목표를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이행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여 지속가능한 에너지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에너지절약시설 자금 융자지원, 우수사업장 인증제도 등 정책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소산업체의 경우 대중소기업 동반녹색성장사업(GGP : Green Growth Partnership), 에너지서포터 지원사업 등을 통해 에너지 컨설팅, 비용지원, 기술정보 공유 등을 지원받아 에너지절감 및 효율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이제 에너지 전환은 기후변화 대응이나 사회적 책임이라는 영역에서 확장해 기업의 이윤과도 맞물려 존폐를 좌우할 만큼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존사업을 새로운 지속가능한 관점에서 재정비하여 구체적인 목표로 에너지 수요 관리를 하고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로드맵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산업계가 나아가야할 길이다.

권진곤 /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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