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가구 및 혼술·홈술족이 급증하면서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치거나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돈육가공품(족발 및 편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족발 및 편육 위해사례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족발 및 편육 관련 위해사례는 총 215건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위해증상이 확인되는 184건을 분석한 결과, 설사·구토·복통 등 '소화기 계통 손상·통증' 관련 사례가 139건(75.6%)으로 가장 많았고, 두드러기·가려움 등 '피부 관련 손상·통증' 35건(19.0%), '치아 손상' 7건(3.8%), '알레르기' 3건(1.6%)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족발 및 편육 30개 제품(냉장·냉동 족발/편육 24개, 배달 족발 6개)을 대상으로 위생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다수의 족발·편육 제품에서 식중독균·대장균군 등이 검출돼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30개 중 11개 제품(냉장·냉동 족발 6개, 냉장·냉동 편육 4개, 배달 족발 1개)에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와 식품 오염의 척도가 되는 '대장균군' 등이 검출됐다.
특히 냉장·냉동 족발 14개 중 1개 제품에서 식중독균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가 검출됐고, 5개 제품에서는 '대장균군'이 기준치보다 최소 3.7배~최대 123만배, 2개 제품은 '세균수'가 기준치보다 최소 1.6배~최대 270만배 초과 검출됐다.
냉장·냉동 편육 10개 중 3개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기준치보다 최소 1.7배~최대 23배, 2개 제품에서 '세균수'가 기준치보다 최소 580배~최대 2만1천배 초과 검출됐다.
또한 배달족발 6개 중 1개 제품에서는 '대장균'이 기준치보다 17배 초과 검출돼 전반적인 족발 및 편육 제품 제조·유통 시 위생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냉동 족발/편육은 '축산물의 표시기준'에 따라 제품명, 축산물 가공품의 '유형', ‘내용량', '멸균·살균·비살균제품' 등을 표시해야 하지만, 냉장·냉동 족발/편육 24개(족발 14개, 편육 10개) 중 12개 제품(족발 6개, 편육 6개)이 표시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
11개 제품은 '멸균·살균·비살균 제품' 표시를, 5개 제품은 '축산물 가공품의 유형' 표시를 누락했고, 일부 제품은 '내용량', '영양성분' 등을 미기재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족발 및 편육 제품 구입 및 섭취 시 포장에 기재된 적정온도에 맞게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할 것, 유통기한 내 섭취할 것, 되도록 가열 후 섭취할 것, 식중독 증상(구토, 설사, 복통 등) 발생 시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음식물과 같은 증거물은 비닐봉투에 보관 후 보건소에 신고할 것" 등을 당부했다.
한편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는 식중독 세균으로 저온 및 산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어 냉장·냉동실에서도 증식이 가능하다. 이는 면역기능이 정상인 건강한 성인은 감염 가능성이 낮지만 임산부·신생아·노인 등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은 감염 위험이 높으며, 고열, 오한, 근육통, 복통, 두통, 정신혼동 등의 증상을 보이는 '리스테리아증 (Listeriosis)'의 경우, 발병 시 치사율은 약 20~30%이다.
또한 대장균군, 대장균, 일반세균은 식품 오염의 척도가 되는 위생지표 세균이다. '대장균군' 및 '대장균'은 사람·포유동물의 장내에 기생하는 세균으로, 음식물에서 확인이 되면 비위생적으로 제조·관리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병원성 세균도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세균'은 식품의 부패·변질을 유발하며 오염 정도가 심하면 배탈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이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