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봉동 제일 오투그란데 아파트 보강토옹벽 ‘그리드공법’ 시공 논란
완주 봉동 제일 오투그란데 아파트 보강토옹벽 ‘그리드공법’ 시공 논란
  • 이은생
  • 승인 2017.08.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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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일건설, 옹벽 붕괴 원인 ‘폭우’...완주군, ‘타 원인 가능성’ 의견 엇갈려

-완주군 “그리드 공법은 물 배수가 생명...일부 옹벽구간서 물 흐름 현상, 원인 분석 철저히 할 터”

 

‘완주 봉동 제일 오투그란데’ 아파트 옹벽 일부가 최근 붕괴되면서, 이 현장 보강토옹벽의 그리드공법 시공이 논란 대상이다.

시공시 옹벽 주변 유수 흐름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됐는데도 공사 속행 이유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전북도 인·허가부서 토목전문가가 올해 초 현장실사시 이 공법에 대한 의구심에도 ▲설계상 문제없다는 점 ▲현장 책임감리자가 있다는 점 ▲문제발생시 시공사 책임이라는 점 등을 들어 회피한게 구설수에 올랐다.

▲‘그리드공법’, 물 침투시 붕괴는 시간문제

토목전문가(기초기술사 등)들은 보강토옹벽에 그리드공법 시공시 흙과 흙 사이 그리드(보강재)를 놓고 층층히 쌓아올리는 것으로 토목건설현장에서 많이 시공된다고 말한다.

비용 절감, 공기 단축 등을 이유로 토목현장에 널리 시공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경상도 지역의 경우 이 시공법이 다수 이용되면서 곳곳이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밝혀진 붕괴현장만 해도 상당수다.

이같은 붕괴 현상은 ▲지표수 유입 ▲비탈면 용수 유입 ▲지하수 용출 등 대부분 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보강토옹벽에 적용되는 그리드공법과 물은 상극이라는 것인데, 폭우든, 소량의 비든, 용출수 등 물이 흙에 스며들면 시간차지, 대부분 무너진다는 게 정설이다.

이에 토목전문가들은 이 공법에 따른 시공을 아무 현장에나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특히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 같은 현장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강토옹벽 설계·시공 및 유지관리 국토교통부 지침내용에서도 설계시 수압상승이나 유수의 흐름을 유도키 위해 유도배수나 필터처리, 표면배수시설 설치 등 유독 물 처리를 강조한 부분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완주 봉동 제일 오투그란데 아파트 현장의 경우 부지 대부분이 산비탈면 암반(풍암·연암 혼재)층으로 형성돼 있어, 비나 물의 빠른 유속으로 비탈면을 타고 내려와 옹벽배수로가 넘치거나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옹벽부분 흙속으로 침투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도 이 아파트 보강토옹벽 하부변으로 물이 흐르는 곳과 옹벽 블록에 물기 베임 현상, 곳곳의 옹벽 블록이 시멘트로 메운 흔적, 옹벽블록 벌어짐 현상이 드러나 있어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실제 최근 옹벽 붕괴시 폭우성 비가 아닌 상태였는데도 상가공사시 우수의 유속이 빨라 옹벽배면으로 유도돼, 우수의 큰 수압작용으로 옹벽 전면 블록이 무너졌다고 (주)제일건설측이 완주군에 검토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폭우 원인- 타원인 가능성, 의견 엇갈려...‘주민안전고려’ 원인분석 철저히 해야

문제는 이제부터라는게 전북도 관계자, 완주군 관계자, 토목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무너진 곳의 보강토옹벽은 높이가 10여m를 상회해 그래도 안전한 축에 속했었지만, 이보다 더 높은(15~20m 사이) 옹벽구간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 구간 중 일부에서 유수가 옹벽사이로 흘러드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옹벽블럭하부 물비침 현상이 군데군데 드러나 있고, 옹벽 주변 바닥면 일부에 상당한 양의 물이 흐르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 옹벽붕괴 현장과 유사한 ‘울산외고 옹벽붕괴에 따른 부실공사’에 대해 지난 2010년 울산시의회(의장 박순환)가 특위를 구성, 이명건 한국지질 및 기초기술사, 이완진 울산대 교수(공학박사)에게 질의를 실시한 바 있다.

▲높이 20m 보강토옹벽 그리드공법 적용 여부 ▲붕괴시 지표수 유입여부 ▲산마루측구 설치 여부 ▲지하수 용출현상 여부 ▲다짐 부실여부 등을 집중 파헤친 결과, ▲지표수 영향 ▲비탈면 유수 스며듬 등 물이 대표적이고, ▲다짐불량 ▲공법 잘못 적용도 붕괴원인이라고 밝혀냈다.

그러나 봉동 오투그란데 아파트 현장의 경우 (주)제일건설측이 붕괴원인을 우수로만 판단해 붕괴된 옹벽(본보 9·10일 5면 보도)부분만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나머지 구간은 계측기만 설치, 지켜본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완주군의 입장은 단호하다.

문제가 일부 드러난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주)제일건설측의 검토의견서데로 우수유입도 원인 중 하나지만 타 원인이 의심된다는 판단에서다.

우수유입으로 인한 붕괴시 옹벽 하단부부터 붕괴되는게 일반적인데, 상부쪽에서 붕괴된 것은 우수유입만의 원인이 아닌 시공시 문제점 등 타원인도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분석 중이다.

특히 옹벽높이가 1m이면(20m시) 그리드 길이가 70cm로(14m) 공법 지침에 명시돼 있고, 실제는 동일한 비율로 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아파트의 경우 암반층과 보강토옹벽 사이 성토구간 등 길이 문제여부도 이번 안전진단시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완주군은 먼저 시행사 아태, 시공사 (주)제일건설측과 협의, 회사측 책임기술자 1명-외부 책임기술자 1명, 총 2명을 현장에 투입해 옹벽 전체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자고 (주)제일건설측에 통보했다.

만약 ▲(주)제일건설측이 이를 수용치 않을 경우 ▲수용해도 2명 책임기술자간의 이견이 있을 경우는 완주군 단독으로 외부 책임기술자 1명을 선정해 재차 안전진단을 강행할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이은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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