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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넓혀야 세상이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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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9  18: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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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배 대표

휴가 때, 전남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다녀왔다. 서해 칠산바다와 어우러진 해안의 절경과 만개된 해당화가 낯선 방문객의 가슴에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잘 다듬어진 도로와 정돈된 시가지가 마음에 들었다. 이 지역은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선 후 급속도로 발전을 했다. 발전소로 향하는 도로가 말끔하게 정비됐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법성포 보리굴비 맛을 보고 싶었지만, 높은 가격에 놀라 조기백반으로 마음을 달래야 했다.

백수해안도로는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세상에 알려져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지역사람이어야 알 수 있었던 그저 평범한 해안도로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원전주변 정비 사업으로 연결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리면서 해안의 경관이 알려지고 그에 따른 투자가 이루어져 전국에서 알아주는 해안도로가 되었다. 한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첫 번째 열쇠는 곧 도로라고 할 정도로 도로의 원활한 연결은 중요한 요소다.

필자가 느닷없이 도로 예찬론을 펼치는 이유는 귀가 길에 이용한 ‘23번국도’ 때문이다. 영광에서 고창을 거쳐 부안으로 향하는 23번국도 고창 흥덕면에서 부안 행안면 구간25Km가 아직도 왕복 2차선이다. 이 때문에 서해안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새만금이나 국립공원 변산반도로 향하는 차량들이 좁은 도로의 병목현상으로 큰 불편을 겪는다.

특히 주말이면 교통정체와 이에 따른 안전사고가 빈번하다. 이 도로는 부안군의 줄포면과 보안, 상서, 주산, 행안, 동진, 부안읍으로 연결되고, 고창의 흥덕면과 신림, 고창읍, 고수, 성송, 대산면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을 벗어난 부안과 김제, 고창과 영광 구간이 모두 4차선으로 확장돼 운영되고 있는데도, 어쩐 일인지 이 구간만 목이 졸려있다.

23번국도는 강진에서 천안까지 연결되는 국토의 서부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주요 도로중 하나다. 강진군 강진읍을 기점으로 전라남도 서남부 내륙 지역(장흥, 영암, 나주)을 거쳐 서해안고속도로와 나란히 호남 서해안 지역(함평, 영광, 고창, 부안, 김제)을 따라 북상한다. 길이는 총 394.1㎞이며 100% 포장도로다.

이중 고창∼부안 구간은 고창군 북부지역인 흥덕, 성내면과 부안군 줄포면을 비롯해 새만금과 곰소, 격포 방향과 부안의 중심지인 부안읍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목이다. 새만금 방조제 개통이후 서해안고속도로 줄포IC를 통해 새만금방조제로 향하는 모든 차량은 반드시 23번국도의 병목지점을 통과해야 한다.

또 호남고속도로 정읍IC를 거쳐 방조제로 가는 차량 역시 이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부안군 곰소와 줄포, 보안, 상서, 주산, 행안, 동진, 부안읍이 연결돼 있어 이 도로가 4차선으로 확포장 될 경우 지역의 상권이 달라지고 관광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중요한 구간이 지난 80년에 개통돼 무려 37년 동안이나 편도 1차선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를 이용해 곳곳을 다니다 보면 웬만한 지방도로는 모두 4차선이다. 실제로 정읍시 고부면과 부안군 줄포를 연결하는 도로는 국도가 아닌 지방도다. 그럼에도 왕복 4차선 도로로 잘 포장돼 있다.

기억하기로 그 도로 개설당시, 전라북도의 재정상태가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사업 우선순위에서도 상위순위에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예산이 2배로 소요되는 4차선으로 개설됐다는 것은 누군가 이 도로 개설에 힘을 쓴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구심이 든다.

다시 말하자면 4차선 도로로 확장이 꼭 필요한 도로가 여태 왕복2차선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그동안 국회의원이나 지역 관계자들이 무관심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우리나라의 문화로 지역정치인을 평가할 때는 의례 지역사업에 중앙의 예산 확보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쳤느냐는 따져보아 그 정도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도로의 4차선확포장 예산확보 또한 정치논리로 풀어야 된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이고 주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사업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6년 3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사업예산이 확보되려면 사업 우선순위가 적어도 5위 안에는 들어야 하는 점이 선결문제다.

그리고 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정부투자가 이루어지는데,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 설계비를 비롯한 사업비용을 편성하는 일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사업 주관부서인 국토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국토부가 사업우선순위를 앞에 두어 기재부에 예산편성을 요구하면 기재부가 예산 편성에 반영하여 사업이 착수될 수 있다.

들리는 말에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김제·부안)과 유성엽(정읍·고창)의원이 23번 국도 확포장 사업의 내년도 예산확보를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고 한다. 야당인 의원들의 힘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 것인지 모르지만, 국토부 김현미 장관이 전북 출신이고, 또 지역출신인 김춘진 민주당 도당위원장도 있으니, 서로 힘을 합한다면 일이 잘 풀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일은 당이나 개인의 명분에 앞서 지역을 위해 여야 가릴 것 없이 함께 노력을 해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할 일이다. 모두의 마음을 모아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자. /신영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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