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촉발자
분노 촉발자
  • 신영배
  • 승인 2017.07.26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신영배 대표이사

오늘은 모처럼 공기의 질이 좋은 것 같다. 그렇지만 볕은 따갑다. 여기에다 비에 젖은 습기를 먹은 대지가 달구어져 마치 찜통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기상청은 뜨겁고 후텁지근한 날씨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밤에는 열대야로 인해 제대로 잠들기조차도 어렵다. 어쩌다 겨우 잠들어도 높은 습도와 온도 때문에 잠을 깨기 부지기수다. 한밤에 유령처럼 서성이는 요즘의 밤은 고통의 연속이다.

이런 때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라도 밝고 깨끗해야 하는데 들리는 소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래저래 분통이 터진다.

오늘도 지난 칼럼에 이어 충북의 도의원 김학철이라던가 하는 선출직 공직자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런 더위에 불쾌한 이야기를 참으려했지만, 너무 뻔뻔하고 이상하리만치 당당한 그의 태도를 보며,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속아서 농락을 당했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은 행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청주에 물 폭탄이 쏟아져서 도시가 온통 물에 잠겨 허우적거리고 있던 시간에 8박10일의 외유를 떠났다.

그가 국민의 공분을 산 가장 큰 이유는 난리통에 외유를 떠난것도 모라자 취재를 한 방송사 기자에게 대한민국 국민을 설치류인 레밍에 비유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또 충북도의회 의장이 전화를 걸어 즉시 귀국할 것을 종용했을 때도 “왜 돌아가야 하는가?”라고 반문을 했다.

뿐만아니라 함께 외유에 나선 동료의원들이 중도에 귀국 할 때에도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해 귀국할 수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는 파리에서 776㎞ 떨어진 관광지 마르세유로 관광을 마치고서야 귀국을 했다.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동행한 의원은 110도 고개를 숙이며 사죄를 하는데도 그는 뻣뻣하게 서있었다. 입으로는 잘못을 말하면서 속내는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그는 “상처 드린 국민들께는 백번이라도 머리 숙이고 석고대죄 할 수 있지만, 언론사 카메라에 대고는 절대 고개 숙이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는 방송사 기자가 자신과 전화 인터뷰를 할 때, 보도를 전제로 한 인터뷰라는 말을 해주지 않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한 것인데, 그 말을 그대로 보도한 기자가 미워서 고개를 숙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의 발언 중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의 그늘에 기생하려는 매춘언론과 레밍언론만 존재하는 것 같다.”고 말한 대목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뚱맞게 JTBC 손석희 사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JTBC 손석희가 선동한 터무니없는 에어포켓이니 다이빙벨이니 하는 보도에 국민들이 냉정한 태도만 보였더라도 삼성중공업이 출동시킨 플로팅도크로 세월호가 수장되기 전에 건져 올렸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을 반성하기는커녕, 모든 잘못이 언론에 있다는 태도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변명을 보면 그는 어렵게 살다가 어쩌다가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도의원에 당선된 덕분에 연봉 5,400만원을 받는 충청북도 도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면서도 연봉이 6급 공무원 보수만큼도 안 된다는 표현을 썼다. 즉 자신의 하는 일에 비해 봉급이 적다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6급이 되려면 평균 20년 정도의 연륜을 쌓아야 한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6급이 될 수 있는지 그는 잘 알 것이다. 그럼에도 연봉을 6급 공무원보다 적게 받는다고 투덜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 의원 자신이야말로 어쩌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남들이 십 수 년 걸려 받는 연봉을 손쉽게 받게 된 걸 진심으로 고마워해야 옳다. 어쩌면 9급 공무원의 경우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봉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의 연봉 5,400만원은 거액이다.

당연히 도의원에 당선시켜 준 지역구 주민들에게 크게 고마워해야 할 연봉임에도 고마움은커녕, 물폭탄을 맞은 도민들 몰래 그것도 국민의 혈세로 외유성 연수를 떠났다. 그러고도 국민들을 '레밍'으로 표현하며 우리를 분노케하고 있다.

솔직히 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말 같지 않은 글들을 일일이 해석하고 탓할 필요도 없고 따질 이유도 없건만, 적반하장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탓할 거리도 못되는 말들을 뒤적였다. 어찌보면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만한 가치도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만 있기에는 분통이 터지고 약이 오른다. 최근 들어 김 의원 뿐 아니라 도가 지나쳐 보이는 특정 야당의 태도와 어불성설의 주장에 분노가 쌓여 있던 참에 이렇게라도 언급을 해두는 것이 그가 미워하는 언론의 임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몇자 적어봤다.

필자 또한 덩달아 흥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마음 같으면 당장이라도 쫒아가서 쥐어박고 싶은 심정은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요즘 세태를 짚어보면 가장 침착하고 사리가 분명한 집단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다. 지난 시절처럼 쉽게 흥분하지 않고 쉽게 잊지도 않으면서, 나름 차곡차곡 정치판이나 세상 돌아가는 일들을 마치 컴퓨터에 저장하고 있는 듯 차분하게 세상돌아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

네티즌들도 촌철살인의 명문으로 정치권을 꾸짖으며 국민의 마음에 방향을 잡아주고 있어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새정부 들어서는 정치댓글을 다는 무리들에게 자금이 흘러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이상한 댓글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아직도 몰지각한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지난날의 안보프레임을 쓰거나, 선동 수단으로 지난 시절의 영광을 되돌려 보려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 그들은 국민이 달라져 있음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대상이 된 김 의원도 아마 이런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아니면 그 변화에 당황해 억지를 부려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 의원의 지역구 주민들도 이번 사태를 명확하게 기억해 무엇이 옳고 그름을 선거를 통해 재단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언제나 맑고 밝은 정의로운 세상이 오려는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