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나서야 한다
주민이 나서야 한다
  • 신영배
  • 승인 2017.06.2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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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 배 / 대표이사

지난 27일 전주시 평화동에 추진 중인 ‘전주국민체육센터(이하 체육센터)’ 건립비용 확보와 관련, 국민의당 소속 전주시의회 양영환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쓴 소리를 했다. 양 의원의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체육센터 건립문제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표류하고 있으며, 예산 확보를 서둘러야 할 전주시가 절차와 관련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3년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양영환 의원의 지적을 뜯어보면 그 행간에,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한 후보가 선거 때 체육센터 건립 등 지역현안 사업을 선거마케팅으로 활용했으나, 낙선하자 ‘나 몰라라’ 하는 행태를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평화동 체육센터는 3년 전, 당시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김윤덕 전 의원이 국민체육진흥기금 30억원을 확보한 데서 비롯됐다. 이 평화동 체육센터의 예산은 전주시비 60억원, 도비 20억원, 그리고 기 확보된 체육진흥기금 30억원 등 총 11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체육센터의 규모는 연면적 2895㎡에 지하1층, 지상 2층의 다목적체육관 및 헬스장, 농구장, 족구장, 주차장 등 문자 그대로 주민 편익시설이다. 예정부지 인근에는 코오롱 아파트, 신성우성 아파트, 동도미소드림 아파트, 리젠시빌 등 크고 작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체육관은 물론 대형 공중시설이 없는 평화동에 체육센터와 같은 시설 건립은 시급한 현안으로 구분된다. 그럼에도 전주시가 이미 체육진흥기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무려 3년 동안이나 전체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시민의 생각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필자 또한 출퇴근길에 체육센터 예정 부지를 바라볼 때마다 전주시가 예산부족으로 공사착공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으로 이해했었다. 그런데 양 의원의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전주시는 행정미숙과 무관심으로 3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무려 3년 동안이나 사업추진을 미루어온 셈이 된다.

사정이 그렇다면 이때 쯤 전주시의 복지부동 행정에 대해 우리 모두가 나서 짚어봐야 할 때가 아닌 가 싶다. 과연 전주시가 체육센터 건립에 관심이 없어서 방치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까닭이 있어서 인지 시민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양 의원에 따르면 전주시는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전주시의회를 속여 예산을 통과시킨 셈이다. 양 의원은 국민체육기금 사용 및 정산지침을 어긴 것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시비 12억원을 포함한 돈으로 부지를 매입하였으므로 기 확보된 30억원의 체육진흥기금의 취소나 환수 사유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업이 미뤄지고 있는 이 일에 대하여 전주시는 김승수 시장은 물론 관계자들의 공식적인 사과나 구체적인 해명도 없다. 다만 내년 본예산에 시비와 도비를 확정하겠다는 말로 입장을 정리했다.

필자는 여기에서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전주시가 부담해야 할 시비는 그렇다 치고 양 의원의 지적대로 전라북도가 부담해야하는 20억 원의 도비는 전라북도와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데도 전라북도와 협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주시 입맛대로 내년도 예산에 도비를 확보하겠다니 이 또한 시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도비 확보는 반드시 전라북도 집행부와의 협의와 전라북도의회의 의결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주시 마음대로 내년 예산에 도비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만약 양영환 의원이 이번에 체육센터 건립예산 확보와 관련,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내년 6월13일에 치러지는 지방선거 때, 도지사 및 전주시장 후보들은 또다시 체육센터 ‘조기완공’ 운운하면서 선거 전략으로 활용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양 의원의 지적으로 평화동 체육센터 건립예산 확보 문제가 공론화 되는 것은 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참에 평화동 지역의 유권자와 시민들은 정치권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사용할 편의시설인 만큼 예산이 어떻게 세워지고 누구의 노력으로 지역의 현안사업이 완료되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보고 사업추진을 서둘러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의 선진 시민의식이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각종 현안과 편익시설에 대해 좀 더 분명한 눈으로 들여다보며 올바른 방법으로 자신의 이해를 정치권에 주문하는 것이다. “내가 나서본들 뭐해”라는 식의 태도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주민의 직접참여만이 삶을 윤택하게 하고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지금 전주와 전북의 경제력과 인구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촛불민심과 대선을 통해 국민의 힘이 어떤 것인지 우리 스스로 배웠다. 특히 ‘우리는 안 된다’는 식의 자조적인 한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우리의 생각이 정치권을 움직여야 한다. 평화동 체육센터 건립 문제가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 손으로 앞을 헤쳐 나가는 능력은 관심과 참여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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