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수달 전문가가 필요하다.
야생수달 전문가가 필요하다.
  • 전주일보
  • 승인 2017.06.2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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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27일 수달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수달보호대책 다울마당’ 회의를 열었다. 수달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세계적인 보호동물이며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수달은 몸집이 작고 앙증맞은 용모에 귀여운 행동으로 누구든 쉽게 친근감을 가질 수 있으며, 사람에게 해코지를 당하지 않으면 사람을 두려워하지도 않는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옛날의 전주천에는 송사리, 피라미, 모래무지, 갈겨니, 붕어, 메기 등 일반 물고기 뿐 아니라 뱀장어, 참게도 올라올 만큼 물이 깨끗하고 맑은데다 물이 많이 흘렀다. 그 시절에 물막이 아래에서 대나무 작살 총으로 물고기를 잡다가 해가 저물어 옷을 입고 집에 돌아가려할 때쯤에 가끔 수달이 물위에 코와 눈만 내놓고 구루룩거리는 소리를 내며 헤엄쳐오는 걸 만나기도 했다.

수달은 어스름 저녁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달이 밝게 뜬 밤에 나가면 녀석들이 물고기를 사냥하여 새끼들에게 먹이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작은 몸집에 제 몸보다 큰 잉어나 붕어도 쉽게 잡는 탁월한 사냥꾼이었다. 그런 수달이 60년대 말쯤에 전주천이 오염되면서 사라졌고, 얼마 후에는 삼천에서도 볼 수 없었다. 그 녀석들이 다시 돌아왔다.

세계 자연보전 연맹에서는 “수달은 해당 지역 수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수환경의 지표(指標)종이다”라고 한다. 수달이 사는 전주천은 하천의 자연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전주천이 건강하면 전주시민이 건강해진다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하면 전주천의 수달이 잘 살도록 하는 일은 전주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일과 같다.

27일의 다울마당 회의에서는 ‘수달 서식지 보존 및 수생태계 훼손방지와 수달 개체수 조사와 보전대책 용역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고, 보호관련 설치시설 등 수달 서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전주시는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지속적인 하전감시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수달의 행동양식이나 습성 등 수달이 가장 좋아하는 환경은 어떤 것이며, 수달의 개체가 불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실질적인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보호한다는 게 오히려 해악을 끼치는 경우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짐작하건대 현재 국내에 수달의 자연 상태에서 생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다.

외국의 서적이나 동물원의 사육경험으로 야생의 수달을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수달을 제대로 보호하겠다면 가장 먼저 자연 상태의 수달에 대해 제대로 아는 진짜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본다. 자칫 사소한 잘못이 수달가족에게 로드 킬보다 무서운 재앙을 안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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