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대사습놀이는 전통예술의 축제
전주 대사습놀이는 전통예술의 축제
  • 전주일보
  • 승인 2017.06.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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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전주 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대토론회가 전주 한벽문화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사습놀이 관계자를 비롯해 언론인, 학계, 국악인 등 200여명이 참석하여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진지하게 토론했다. 그날 토론회는 ‘위기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의 혁신방안 마련’이라는 주제로 전북대학 이종민 교수가 토론회를 주재하였다.

토론회에서 핵심적인 주제는 심사제도의 개선이었다.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져서 참가자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었다. 심사위원의 선정방법에서부터 요즘 방송 경연에서 등장하는 청중 평가제까지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다.

토론회에서는 6월말에 대사습놀이 조직위원회 임원회의를 열어 논의된 사항을 심도 있게 검토하여 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반영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개토론회 등 논의에서는 항상 공정하고 훌륭한 행사를 다짐하지만, 막상 행사가 결정되면 극성스러운 참가자들과 일부 심사위원들의 계열이나 인과관계가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전주 대사습놀이는 멀리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숙종 때에 물놀이, 판소리, 백일장 등 민속과 마상궁술을 겨루는 무예놀이에서 시작되었다. 영조 8년에 재인청과 가무 대사습청이 설치되었고, 전주의 4개 활터에서 전통행사로 치러져 오면서 조선 후기에 권삼득, 신재호, 송만갑 등 명창이 배출되었고, 궁도의 우승자에게는 선달, 참봉 등의 벼슬도 내려졌다고 한다.

조선 말기에 일제의 침략으로 중단되었던 것을 1975년 판소리, 농악, 무용, 시조, 궁도의 5개 종목을 겨루는 대사습놀이가 민간단체의 주관으로 부활하였다. 1977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결성되었고 1983년부터는 종목이 9개 종목으로, 2010년에는 명고수 종목이 추가되어 10개 종목을 겨루는 대 잔치가 되었다.

종목이 늘고 참가자와 심사위원이 늘어 복잡해지면서 전국최고대회에서 입상하려는 참가자들의 실력 이외의 노력이 궁도를 제외한 각 부분에서 나타나기 시작하여 대사습놀이에 잡음이 점차 번졌다. 그리고 급기야는 심사위원이 참가자로부터 돈을 받아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다.

장황하게 역사를 말하고 과정을 설명한 까닭은 대사습놀이 보존회가 파이를 키우는데 열중할 게 아니라 전통을 보존하고 발전시킨다는 본래 취지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라는 뜻이다. 참가자들이 완전히 승복할 수 있는 심사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시민들이 믿고 참여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종목을 나누어 5개 종목씩 격년제로 치루면서 내실을 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일이다. 대사습놀이는 보존회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전통문화를 갈고 닦은 참가자와 시민들의 한바탕 놀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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