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보이지 않는 적, 남성 갱년기
중년 남성의 보이지 않는 적, 남성 갱년기
  • 전주일보
  • 승인 2017.06.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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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여성처럼 급격한 호르몬 변화를 가져오는 시기는 없지만 30대 후반 이후 혈중 테스토스테론이 서서히 감소하면서 갱년기가 찾아온다. 보통 증상이 특징적이지 않아 나이 들어서 그렇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방심하는 사이, 갱년기는 중년 남성들을 찾아와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남성 갱년기가 찾아오는 이유

남성 호르몬은 대부분 20세 전후에 정점을 유지하다 나이가 들면서 점진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혈중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1년에 약 0.8~1%씩 감소되어, 10년마다 평균 10%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갱년기의 근본적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나이가 들면서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을 합성하는 라이디히 세포의 숫자가 감소하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뇌기능의 노화다. 정자 생성 및 남성호르몬 합성을 조절하는 뇌하수체 및 시상하부의 기능저하가 원인이 되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영역에 관여한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조혈 작용을 하고 골 형성·대사 과정·성 기능 유지는 물론, 피부·두발·근육·뼈·대뇌의 기능이나 구조를 유지한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하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결핍의 가장 특징적 증상은 성 기능 장애다. 그중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성욕감퇴, 발기력 저하, 사정 시에 극치감 감소, 성적 자극에 대한 민감도 저하 등이 있다. 또한 근력저하 및 근육량 감소, 골밀도 저하, 복부 비만을 비롯한 다양한 대사적 이상 등의 신체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심리 및 정신적 이상으로 활력 저하, 우울감, 극심한 피로감, 인지 능력 저하 및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혈중 테스토스테론이 결핍되면 동맥경화, 복부 비만,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은 심혈관·대사 질환 발생의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고, 정상인에 비해서 조기에 사망할 확률도 늘어난다. 또한 만성 퇴행성 뇌질환, 류머티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도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면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테스토스테론의 결핍은 남성의 전체적인 건강 상태를 악화시키는 다양한 질환에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남성 갱년기의 진단법

갱년기 증상의 진단은 크게 증상 설문지 검사와 혈액 검사로 나눌 수 있다. 혈액 검사에는 남성 호르몬과 관련된 검사, 혈당 검사, 혈색소 검사, 고지혈증 검사, 간 기능 검사 등이 있다. 그 외에 전립선 초음파, 골밀도 검사, 척추 X-ray, 체지방 검사, 소변 검사 등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비만 여부, 아연 결핍, 과도한 음주, 이뇨제, 항우울제, 위장약 등의 과다 사용, 기타 환경 호르몬 노출 가능성을 확인한다.

남성 갱년기를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성적 흥미가 감소한 경우 ▲기력이 몹시 떨어진 경우 ▲근력·지구력이 떨어진 경우 ▲키가 줄어든 경우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은 경우 ▲자주 슬프거나 불만이 많아진 경우 ▲발기의 강도가 떨어진 경우 ▲저녁 식사 후 바로 졸음이 오는 경우 ▲민첩성이 떨어진 경우 ▲과거에 비해 일의 능률이 떨어진 경우 위의 항목이 4개 이상 해당되면 상담 및 검진이 필요하다.

치료를 주저하지 말라

남성 갱년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환경 개선이다. 우선 흡연과 음주를 절제하고 남성호르몬 생성이나 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피하며 규칙적인 수면 및 운동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서구형 식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심한 다이어트는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으니 균형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테스토스테론 결핍이 장기간 지속됐을 때 일정 기간 내에는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주면 예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장기화될 경우 기능 및 해부학적 구조에 비가역적 변화가 일어나 치료해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 갱년기 환자 중 10%만 치료를 받고 있다는 현실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치료를 미루거나 피하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 치료를 시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최영득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전북지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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