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흐름을 읽는 정치
변화의 흐름을 읽는 정치
  • 김규원
  • 승인 2017.06.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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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 / 편집고문

다시 월요일이다. 지난 주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이슈는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임명을 강행 처리한 일이다. 야3당이 기를 쓰고 강 장관의 임명을 막으려했지만, 문 대통령의 소신은 확고했다. 문 대통령이 외교부장관 없이 한미 정상회담에 가서 체면이 서지 않게 하고, 세계 외교무대에 처음 얼굴을 내미는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던 야당의 기도가 물거품이 되었다.

야당이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국민에게 보인 태도는 그야말로 한심했다. 지난 이명박 · 박근혜 정권에서 일했던 이력이 있는 인물과 국회의원으로 입각하는 경우는 무사통과, 정부에 꼭 필요한 인물이거나 진보세력은 ‘절대안 돼’였다. 특히 강경화 지명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 정가와 문 대통령을 이어줄 연결고리인 점을 인식하고 있기에 필사적으로 반대를 외쳤다.

여태껏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은 일껏 재미교포들이나 만나고 오는 정도로 초라했다. 새 대통령 ‘당선 신고’ 쯤으로 여기는 워싱턴정가의 무관심과 미국 대통령들의 약소국 길들이기에 불과한 외교적 대응에 무력했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트럼프라는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짐작이 어려운 인물과 만나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더구나 사드가 달갑지 않은 국민정서를 잘 알고 있고, 가능하다면 돌려보내고 싶은 문 대통령의 생각과 남북대화문제, 지난 정부의 미국 추종자들이 벌려놓은 일을 수습해야하는 어려움 속에서 강 외교부장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했다고 생각한다. 외교무대에서 인적관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강 장관이야말로 문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 정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야당의원들이 입으로는 새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서 정작 성공을 도와줄 인물의 기용을 한사코 막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그런 국회의원들이 과연 나라의 장래와 국민의 뜻을 받든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특히 국민의당 초선의원들이 요즘 하는 행동을 보면 그들에게 표를 주었던 나 자신이 한심하다. 지난 총선 때에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국민의당에 준 일이 부끄럽다.

광주북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과 나주출신의 손금주 의원 외에 초선 비례대표의원들은 요즘 한참 짓이 났다. 당의 중진인 박지원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은 문 대통령의 새정부가 잘하고 있다며 새 정부를 도와 나라가 잘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하지만, 막무가내로 사사건건 날을 세우며 짐짓 투사라도 된 것처럼 의기양양해서 독설을 퍼붓고 있다.

세상은 변하는 것이지만, 요즘처럼 세계가 한꺼번에 급변하던 때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이 주도하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할 정도의 IT기반의 변화 속에 기존의 계층사회를 타파하고자 하는 국민 여망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국민들이 일부계층이 지배하는 사회, 권력과 돈으로 하고 싶은 짓을 다하며 사는 1%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그런 심리를 제대로 읽은 트럼프가 승리한 일이나, 프랑스의 39세 마크롱이 대통령에 당선된 일, 한국에서 촛불을 든 민중이 박근혜를 탄핵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뽑은 일이 모두 기득권층과 오래된 정치문화에 싫증난 국민들이 변화를 바라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문 대통령이 높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대통령의 행동이 국민의 눈높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나라의 주인 위에 군림하려하고 찍어 누르던 정치, 밀실에 숨어서 뭔가를 꾸미거나 불법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지르는 정치에 환멸을 느껴온 국민의 눈에 딱 알맞은 대통령의 모습에 국민은 환호하는 것이다.

이제 정치는 지난날처럼 권모술수가 통하지 않는다. 국회의원이 대단한 벼슬인 듯이 대통령도 욕하고 정부가 채 꾸며지기도 전에 흠집을 내서 국민의 마음을 돌려보려는 획책은 통하지 않는다. ‘야당의 존재감’ 따위의 허망한 자존심으로 고깃점 하나 제대로 물어뜯을 힘도 없는 이빨을 드러내 으르렁거리는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 국민의당이 살길은 정부를 도와 나라가 잘되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일 뿐이다.

지난 12일자 사설에서 말한 것처럼 존재감 세우려고 헛발질을 계속하다가는 내년 지선에서 단 1곳도 승리하지 못하게 되고, 2020년 총선에서 단 한 석도 당선자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문 대통령의 행보로 보아 이 정부는 과거의 정부와 다른 걸음을 바르게 걸을 것이며, 국민들은 이상한 야당의 비틀기와 헐뜯기가 아무리 심해도 곧이듣지 않을 것이다.

제발, 필자처럼 국민의당에 표를 준 사실을 후회하고 자책하는 많은 호남인들을 생각하더라도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원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왜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율이 바닥을 찍고 있는지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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