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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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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2  18: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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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한 여성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녀의 행방을 묻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실종신고도 없었다. 동거남 이모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동거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행방을 전한 것이 전부였다. 그녀는 그렇게 먼지처럼 지상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실종 4년만인 2016년 기적처럼 그녀가 존재를 드러냈다. 첩보를 접한 경찰의 수사로 암매장된 시신인 채로. 그녀의 아프고 서러운 36년 인생은 그렇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 여성은 어린 시절 부모 이혼 후 부모와 연락이 끊겼고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가출한 뒤 고아원을 전전했다. 아버지와는 1년에 한두 번 연락하는 게 고작으로 가족과 사실상 연락을 끊고 지냈다. 강원도에 살던 아버지는 딸 실종 이후 시신이 발견될 때까지 연락 한 번 없이 지냈다. 물론 실종 신고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경찰이 이 사건 참고인 조사를 할 때 아버지는 "딸이 혼자 잘 사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닯은 그녀의 삶이 국민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울리고 있다. 그녀의 삶과 외로운 죽음에 온정을 기울여야할 재판부가 그녀를 죽인 살인자에게 인정을 베풀면서다. 재판부가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콘크리트로 암매장까지 한 동거남 이모씨를 감형했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이런 혐의(폭행치사 등)로 구속기소 된 이모(3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감형사유는 "죄가 무겁지만 합의한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우발적 범행인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사람을 죽이고 암매장까지 한 범인에게 5년도 부족한데 그것도 3년 감형이라니 온라인이 들끓었다. 딸이 추행당한 사실에 격분해 추행한 사람을 살해한 어머니에게는 20년이 선고된 사건과 비교 됐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억울하고 아픈 마음으로 치면 3년과 20년이 마땅하냐는 논란에서부터 살해 암매장 범죄가 가족 합의라는 이유로 3년에 불과할 수가 있느냐는 정서적 반감이 컸다. 더 큰 문제는 합의 당사자다. 예의 20년간 인연을 끊고 지냈던 아버지다. ‘관계’는 고려치 않고 합의만 받아내면 감형하는 것이 법 정의에 맞는 것인지, 부당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법의 온정인지 변호사의 능력인지, 판사의 무능인지 국민들은 헛갈린다. 법을 농락하는 법꾸라지들에 지치고 힘있는 자, 제식구 감싸는 검찰에 질렸다. 설상가상 연약한 인생을 짓밟는 법원의 온정에 국민들 억장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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