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넌 누구냐?
정유라, 넌 누구냐?
  • 김규원
  • 승인 2017.06.04 11: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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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규 원 / 편집고문

법원이 국정농단 사태의 한 축이며, 최순실의 딸이라는 정유라의 구속영장을 기각함으로써 사건 재수사와 재판과정에 암초를 만난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정유라를 구속 수사하면서 최순실과 박근혜를 압박하여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고, 드러나지 않은 문제들도 수면위에 떠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바람에 문제를 풀기가 어렵게 되었다.

영장을 기각한 사유는 “범죄 가담 경위와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 된 점 등에 비추어 현 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이다. 혐의 일부는 소명이 되었으나 가담의 정도가 구속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이다.

범죄를 주도한 것은 최순실이며 정씨는 본인의 말대로 시키는 대로 한 것이므로 범죄에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아울러 범죄를 뒷받침할 증거도 수집되어 있으므로 구속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도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검찰은 정씨가 관련된 이대 학사비리 문제로 전 이대 최경희 총장을 비롯한 학장 등 교수 5명이 무더기로 구속된 상황에서 ‘범죄의 원인제공자’인 정씨가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최순실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씨는 당연히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작 입학하여 비리를 저지르게 만든 정씨를 경미한 처벌로 그치게 한다면, 결과적으로 비리를 실행한 자들만 처벌이 되는 이상한 상황이 되는 셈이다.

이에 검찰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경우처럼 보강을 통해 영장을 재청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외국환 거래법 위반과 뇌물수수 등 새로운 혐의를 추가하여 재청구한다면 법원도 더는 영장을 기각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씨를 구속해야 최순실의 입이 제대로 열릴 수 있다는 기대와 박근혜와 최순실, 삼성의 삼각연결고리가 된 ‘승마특혜 지원’의 주체인 정씨를 구속수사하면 새로운 단서도 나올 수 있다는 다목적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농단사건의 핵심 인물이면서 경미한 가담자로 분류되어 구속을 피한 정씨의 태도를 보면 그동안 충분히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인천공항에서의 태도부터 사전에 계산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격이 변화무쌍하고 처세에 밝다는 주변의 평가와 함께 최순실을 능가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는 평도 있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모금에 이어 삼성의 뇌물사건의 끝에는 정유라가 있었다. 최순실 전 남편 정윤회의 외도에서 발단된 최순실과 고영태의 만남, 최순실과 차은택의 만남으로 이어져 제대로 시작된 국정농단은 고영태의 제보로 세상에 드러났고, 최순실은 그렇게 긁어 들인 돈을 정유라가 있던 독일로 빼돌리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여기서 필자는 정유라가 단순히 최순실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갖가지 특혜와 세상을 조롱하며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다. 승마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일로 문체부의 국장들이 좌천되고 끝내 퇴직을 당한 일이나, 최고의 전통 명문인 이화여대에 승마특기생 제도를 만들고 입학시켜 학교에 나가지 않아도 학점을 주는 등 학사비리를 저지르게 한 정유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전공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말하던 “너는 도대체 누구냐?”

승마협회 회장 기업을 삼성으로 변경한 일, 수십억의 마필을 두 번이나 갈아타도록 한 일, 삼성의 사장이 마필 때문에 독일로 날아간 일 까지 정씨가 받은 특혜는 영국의 로열패밀리도 받을 수 없는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최근에 유투브에서 정유라가 박근혜와 최태민의 딸이라는 내용의 영상과 음향이 여러 편 등장했다. 정유라가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건 1996년생이 아닌 1992년생이기 때문이고, 최순실이 임신으로 배부른 걸 본 일이 없다는 등 그럴듯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외모가 최순실과 닮은 건 최태민의 딸이니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순실과 정유라는 모녀간이 아니라 자매간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번에 정유라가 네덜란드에서 붙잡혀 구금상태에 있는데도 아버지라는 정윤회가 찾아갔다는 등의 기사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정윤회의 딸이 아니라는 말은 사실인 듯하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부터 나돌던 정유라의 존재가 이번에 구속영장 기각으로 다시 세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사건의 모든 귀결이 되는 정유라, 만일 정말로 박근혜의 딸이라면 거대한 국정농단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찾은 셈이 된다. 이참에 국민들의 궁금증을 풀 겸, 박근혜, 최순실, 정유라의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속이 개운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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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6-08 09:22:04
너 편집고문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