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입깃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
  • 전주일보
  • 승인 2017.05.25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여름철 바다의 불청객이다. 이놈은 해수욕장 피서객뿐만 아니라 어업에도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진 몸집이 큰 해파리이다. 명칭은 ‘노무라(野村)’라는 성을 가진 일본인이 국제학회의 표본 발송과 현지조사에 협력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하게 자라기 전에는 직경이 15~60cm이고 무게가 0.3~7.5kg 정도이다.

하지만 성숙하면 직경 1m, 무게는 200kg을 넘기도 한다. 현재까지는 중국의 동쪽 해안에서 발생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해역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만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안에 처음 나타난 것은 공식적으로 지난 1998년부터라고 한다.

이 해파리의 번식과 유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인간이다. 이놈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연안의 표층 수온이 상승하면서 대만난류와 대마난류를 타고 우리바다 인근으로 유입하고 있다. 이 해파리의 폴립은 암반이나 수중 구조물에 부착해서 살아간다. 인간이 항만 및 교각시설 공사 때 만들어 준 물속 인공구조물은 해파리 폴립들이 부착할 수 있는 환경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어류의 남획으로 인해 쥐치류와 같은 해파리를 잡아먹는 포식자의 양이 줄어들어 개체수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동물 플랑크톤을 먹는 경쟁어류의 절대량이 감소함으로써 먹이경쟁자가 줄어들어들면서 해파리 증식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덩치가 크고 독성을 가진 노무리입깃해파리가 작년에도 어김없이 우리바다에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작년 6월 한 달 간 남해와 서해 먼 바다에서 모니터링 한 결과다. 전남 서부 해역과 제주 먼 바다에서 ha당 2~95마리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해파리는 통상 5월 말께 동중국해에 처음 나타나 대마난류를 타고 제주를 거쳐 7월 초에 우리나라 남서부 해역으로 유입된다. 이어 7∼8월 사이에 전국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 대마난류가 지난해보다 강하게 형성된 때문이다. 이 해파리에 접촉할 경우 심한 통증과 함께 붉은 반점을 동반한 채찍 모양의 상처가 생긴다.

독성이 많고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해파리에 쏘이면 일시적인 근육마비로 익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물 밖으로 나와서 깨끗한 물로 씻어낼 것을 권한다. 어류와 해파리는 그동안 서로 경쟁, 공생하며 바다 생태계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천적 어류 남획과 인공구조물의 무분별한 건설은 어류보다는 해파리의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우리 연안 출몰은 순전히 사람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