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 ‘징역 15년’ 선고
법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 ‘징역 15년’ 선고
  • 길장호
  • 승인 2017.05.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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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진범으로 지목된 김모(36)씨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이기선 부장판사)는 25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김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돈을 빼앗기 위해 칼로 살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해 피해회복이 불가능하고,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행 당시 피고인이 19세 미성년자였고, 불우한 환경에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어렵게 살았던 점, 범행 후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은 인정된다"며 "다만 범행이 대담하고 잔인한 점,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이 컸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럼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부인하고 있는 점, 또한 유족들이 평생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데도 피고인은 피해회복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택시 뒷좌석에 타 금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2003년 이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에 긴급체포된 뒤 자백했지만, 진술을 번복해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기소되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올해 4월 17일 광주고법에서 이 사건의 재심 피고인(택시기사 살해 혐의로 징역10년 만기복역) 최모(33)에게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경기도 용인에서 김씨를 체포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줄곧 "난 살인을 한 적이 없고 2003년 경찰 조사 때 인정한 살인 관련 내용은 스스로 꾸민 이야기로 부모에게 충격을 주기 위해 허위로 자백한 것"이라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부검 결과 및 전문가 의견, 참고인 및 목격자 진술 등에 비춰 김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구속기소했다.

이날 사건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는 "당연히 유죄가 나올 거로 생각했고, 진실이 반드시 드러난다는 의미가 있는 판결이다"면서 "여기서 끝내지 않고 어떻게 가짜 살인범이 만들어졌고 진범이 어떻게 풀려났는지 등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게 진정한 진실이고 정의"라며 "당시 공권력의 책임을 끝까지 추궁하겠다"며 시민의 관심을 당부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달 형사보상 신청을 했고, 이달 형사반장과 최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검사까지 피고로 엮어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길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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