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역할
국민의당의 역할
  • 신영배
  • 승인 2017.05.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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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영 배 / 대표이사

대통령 선거를 치룬지 보름여가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와는 달리 파격적이고 명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어떤 이는 그토록 바랐던 세상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대한민국을 감동시키고 있다.

요즘 주변에는 뉴스 보는 재미로 산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시민들의 표정도 무척 밝아졌다. 대다수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안 했던지 간에 그의 최근 언행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잘못된 권력에 의해 얼음장처럼 얼어붙었던 대한민국이 불과 보름여 남짓한 시간에 국민의 가슴에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냄새 맡으며 사람 사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심지어 전주시를 비롯한 수원 등 국내에서 개최되고 있는 20세 이하 월드컵 축구대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 때문에 흥행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다. 실제로 23일에 치러진 한국 대 아르헨티나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축구장의 관람석 곳곳이 비어있었다.

마침 이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이 봉하마을에서 열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행사에 참여하여 당선신고와 각오를 말했다. 한편, 국정농단의 주인공 박근혜와 최순실은 재판정에서 초췌한 모습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문재인 정부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어제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 청문회에서 보듯이 여소야대 상황의 정국은 곳곳에 지뢰밭이 널려있다. 여기서 주목되는 정당이 바로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뿌리가 같음을 양당 관계자들 모두 부정하지 않는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에서 갈려 나올 때 친문 패권주의에 동조할 수 없다며 딴 살림을 차렸다. 다시 생각하면 친문 세력을 이길 수가 없다는 판단에서 새 당을 꾸려 나가서 총선까지는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국민의 정권교체열망이 뜨거워 본산인 호남에서조차 국민의당은 초라한 성적표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다면 양당의 협치는 생각하기에 따라 매우 쉽다. 오로지 사심을 버리고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투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정치판에서 필자의 주장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론에 불과할 수 있다.

여성이 여성다울 때, 남성이 남성다울 때, 군인이 군인다울 때, 학생이 학생다울 때, 심지어 건달이 건달다울 때, 멋이 있다는 말이 있다. 정당 또한 마찬가지다. 야당이 야당다울 때, 그 정당의 가치와 정체성이 빛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국민의당은 좌고우면 할 것 없이 오직 국민의 이익만 바라보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시절의 청문회 형태에서 벗어나 양심과 능력을 보는 청문회, 즉 후보들이 제대로 맡은바 소임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지는 청문회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다. 국민의당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당으로 변모한다면 잠시 국민의당을 떠났던 민심은 반드시 되돌아 올 것이다. 지지율 한자리수를 나타낸다고 해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이미 지난 총선 때부터 다당제를 선택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여당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 그리고 정치권 모두의 성공일 수 있다. 그럼에도 벌써부터 민주당과 통합, 바른정당과의 합당 등 정치 공학적 계산법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정권교체가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 또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점을 국민의당은 주목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야당으로서의 기능점검에 힘써야 할 때다. 새 정부가 일을 잘 할 수 있게 궤도에 들어설 때까지 화끈하게 돕고, 당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시각에서 잘못되는 것은 철저하게 파헤치고 나무라는 정당으로 이참에 거듭나야 한다.

축구경기를 비롯해 각종 스포츠에서 볼 수 있듯이 물러서는 팀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다. 39석의 의석수는 결코 작은 정당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은 불과 12척의 작은 선박으로 수백 척의 일본 군함을 물리쳤다. 진정으로 죽자고 하면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더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주도하는 정국은 나가려는 자와 무조건 막으려는 대결구도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한국당은 보수라는 명분으로 문재인 정부를 좌파운운하며 각종 정책을 놓고 무조건적인 딴지걸이를 할 것임은 웬만한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국민의당의 균형 잡힌 의정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졌다고 벌써부터 당의 존폐를 걱정한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보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가 차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비롯해 대한민국호를 새롭게 진수하여 멋진 뱃고동 소리를 울리려면 국민의당의 적절한 견제와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당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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