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자전거 교통 정책
겉도는 자전거 교통 정책
  • 전주일보
  • 승인 2017.05.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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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안전한 자전거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하여 ‘자전거 시민 패트롤’을 운영한다. 각 동별로 동별 특성에 맞는 자전거 도로 개설 의견을 제시하거나, 자전거 이용 시설의 불편사항을 발굴해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최종적으로 전주시가 ‘자전거 타기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런데, 실제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의 애로사항이나, 실질적인 문제점을 들어보아야 개선이 되고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삼는 사람이 늘 수 있을 것인데, 각 동의 자전거 동호회 구성원들을 패트롤로 위촉하여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의문스럽다.

동호회는 문자 그대로 건강 등을 위해 가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느끼는 자전거 교통 문제와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다는 말이다.

취미로 타는 자전거 동호회의 의견을 들어 자전거 도로를 구상하기 때문에 기린로 자전거 도로를 도로 가운데에다 낸다는 구상이 나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길가의 가게에도 들러야 하고 샛길로 나가기도 해야 하는데, 양편에 차가 씽씽 달리는 자전거 도로에 들어가면 어쩌라는 말인가? 결국 그 자전거 도로는 취미나 건강을 위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나 사용하는 도로가 되어 자전거 교통에는 도움이 안 되는 헛돈만 낭비하는 꼴이 될 것이다.

생활 속에서 자전거로 시장에 가고 출근도 하는 사람들이 늘어야 제대로 된 자전거 교통문화가 정착할 수 있다. 지금 전주시내 간선도로에는 자전거도로라는 명목으로 인도와 구분되는 투수콘 포장을 한 곳이 있다. 명목상 자전거 도로일 뿐, 보행자들이 점령해 걷거나 자동차들이 올라와 떡 하니 버티고 있어서 보행자와 자전거가 아슬아슬하게 비켜 다녀야 한다.

주차단속을 하면서도 인도와 자전거도로 주차는 단속을 하지 않는다. 또 어떤 지역에는 도로변 상가의 상품들이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 상품을 쌓아놓아 통행이 거의 불가능한 곳도 있다. 비좁은 인도를 갈라서 자전거 도로라고 표시만 하면 자전거가 쉽게 다닐 수 있는 건 아니다. 자전거로 매일 출퇴근을 해보면 골목길 앞에 자동차가 자전거 길을 떡하니 막고 서서 도로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를 수없이 만난다. 보행자나 자전거를 배려하지 않고 자동차 우선으로 생각하는 시민의식도 고쳐야할 문제다.

있으나마나 한 자전거 도로들을 제대로 정비하고 적치물이나 자동차가 인도에 올라오면 즉시 적발하여 처벌하는 방법으로라도 시민의식을 고쳐야 한다. 시내 몇 군데에 자전거 횡단보도를 그려놓은 것은 괜찮은 발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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