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헬기 발목 잡는 전북권역 이착륙장
닥터헬기 발목 잡는 전북권역 이착륙장
  • 소재완
  • 승인 2017.05.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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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선유도 등 인계점 불완전 타 지역 헬기장 이용 상황…골든타임 확보 지장 및 첨단 헬기 도입취지 무색 우려 목소리

전북권역 응급환자들의 신속한 진료 및 이송을 위해 첨단의료장비를 갖춘 닥터헬기가 운용되고 있지만 환자 후송에 필요한 이착륙 시설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을 낳고 있다.

23일 원광대병원에 거점을 둔 전북권역 닥터헬기 운항통제실에 따르면 전북권역 응급환자 치료 및 이송을 위한 인계점(이착륙장)으로 지역 92개소를 선정 활용하고 있다.

인계점은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환자와 헬기가 만나는 장소로 국립중앙의료원에 의해 선정 운영되며, 전북도와 각 시군 지자체에 의해 관리된다.

닥터헬기가 도입된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96개소까지 운용됐지만 활용상 문제나 이착륙에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지 못하면서 그 수가 축소됐다.

닥터헬기의 경우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는데다 환자가 탑승해야 해 흙먼지나 돌가루 등이 날리지 않는 포장된 공간의 이착륙장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반영치 못하면서 비롯된 결과다.

환자를 인계할 인계점이 사라지면서 타 지역 인계점을 이용해야 해 응급환자에게 생명과도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물론 골든타임 확보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6일 군산 선유도에서 발생한 사고가 이를 대변해 이날 전북권역 닥터헬기가 응급환자를 후송하는데 무려 1시간 25분여를 사용하며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는 선유도 인계점을 활용치 못한데 따른 것으로, 평상 시 같으면 17~18분이면 이동 가능한 거리를 배를 이용해 헬기가 있는 새만금 33센터까지 환자를 이송하면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초과했다.

전북권역 운용 헬기 특성상 도내 각 지역 인계점에서 거점병원인 원광대병원까지 20분내 도착이 가능하고, 응급상황의 경우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1시간 내 도착이 요구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셈이다.

다행히 출동한 의료진에 의해 환자에 대한 필요 조치가 취해지긴 했지만 자칫 대형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위급상황 대처를 위해 거액의 국‧도비를 들여 도입한 첨단 닥터헬기를 제대로 활용치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인계점 정비보완에 관계기관의 신속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환자 이송을 위한 인계점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해 타 지역 인계점을 이용토록 하는 것은 환자들을 위험에 내모는 격이나 마찬가지로, 첨단 닥터헬기를 도입한 취지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며 “기본적인 것이 무너져 희망 없는 사회가 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철저하고 세밀한 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선유도 사고의 경우 섬 뒤쪽에서 사고가 나면서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며 “지난해 임시로 운영한 인계점을 다시 활용하는 쪽으로 군산시와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많은 곳의 인계점을 운영하면 더 좋지만 안전이나 관리차원에서 부작용을 우려해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무리하게 할 수는 없다”며 “타 목적으로 이용되는 헬기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군을 찾아 논의하는 한편 예산 확대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익산=소재완‧박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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