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성공을 바라며
새 정부의 성공을 바라며
  • 신영배
  • 승인 2017.05.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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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배 / 대표이사
   

우리는 어제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 주인의 뜻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주인이 선택한 사람만이 권력을 얻을 수 있고, 주인의 뜻에 따르는 사람이어야 주인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국민이 선택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보던 권위와 불통에 막힌 사람이 아니라, 우리 곁에 가까이 있던 이웃이고 국민 누구와도 덥석 손을 잡을 수 있는 친근한 사람인 것을 어제의 행보에서 보았다. 선거 내내 문 후보의 이름처럼 반대세력이 말하던 ‘패권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의 첫날 행보를 보며 퍽 흐뭇했다.

허술한 홍은동의 서민아파트에서 나와서 동네 사람들이 주는 꽃다발에 흐뭇해하며 현충원을 예방하고 바로 자유한국당 당사를 방문하고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지원대표와 바른정당, 정의당 원내대표실을 차례로 방문하여 협조를 구하고 덕담을 나누는 모습은 여태 보던 대통령들의 모습과 다른 느낌이었다.

국회에 들어서면서도 입구 안내석에 대기하던 직원들과도 스스럼없이 손을 내미는 모습은 퍽 보기 좋았다. 선거 때에 혹독하게 자신을 몰아세우던 야당을 차례로 만나면서 “앞으로도 야당을 수시로 찾아 소통 · 타협 하겠다.”라고 몇 번이나 약속했다. 역대 최다표차인 577만표 차이로 2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어 목에 힘이 들어갈 법도 했지만, 그는 어느 대통령보다 목과 허리를 유연하게 숙이고 낮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좋았다.

화면에서 본 광경이 생소한 듯 느껴진 것은 그동안 우리가 너무 권위주의의 대통령을 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국회의사당에서 초간단 취임식을 치르면서 새 대통령이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말한 내용은 하나같이 절실하고 국민을 모시겠다는 진정이 들어 있었다.

그 말씀 가운데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물었습니다. 대통령 문재인은 바로 그 질문에서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습니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라고 했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계층과 세대갈등을 해소할 것이며 재벌개혁과 권력기관을 정치에서 분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에게서 노무현의 향기가 났다. 대통령의 권위 따위는 다 하찮다고 국민을 모시는 대통령으로 살고자 했던 노 대통령의 향기를 느끼며 한편으로 불안했다. 제왕적 대통령에 익숙한 보수 언론과 세력이 과연 문재인 정부의 탈 권력추구를 그냥 보고 있을까 하는 걱정이 다가왔다.

권력과 돈이 결탁하여 힘 안들이고 부를 축적하며 법위에 군림하면서 떵떵거리며 사는 1%만을 위한 세상이어서 끼리끼리 잘 해먹고 살았던 그들이, 아랫것들이나 천한 무리와 어우렁더우렁 살자는 대통령이 달갑지 않을 건 불 보듯 뻔하다.

오랜 군사독재의 시혜로 서쪽과는 다른 세상처럼 풍요를 누려온 동쪽의 지역 사람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여전히 새누리가 변신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듬뿍 주었다. 언론에서는 지역구도가 감소했다고 떠들어댔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다섯 후보가 난립한 덕분에 일부 표가 분산되었을 뿐, 붉은 재킷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절대충정은 변하지 않았음을 보았다.

선거 결과에 자유한국당이 맨붕상태라는 따위의 기사는 그들의 위장된 표정에 언론이 속은 것이다. 당초 촛불이 뜨겁던 시기에 새누리당이 분리되고, 바른정당이 탄핵을 찬성하여 분가를 하던 시점도 불길처럼 일어나는 촛불의 함성에 설자리를 잃을 것을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지금 그들은 속으로 옳거니! 라고 뇌이며 이런 선거 결과에 대만족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동쪽지역에서 또 한 번 재미를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촛불이 이글거리던 때, 대구 서문시장에서조차 박근혜에게 표를 준일을 후회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오자 그들은 겁이 났었다. 붉은 재킷으로는 어디에서도 당선될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이 새누리를 깨고 다른 색깔을 바른 정당으로 변신을 하고, 탄핵에도 찬성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선거를 치르면서 그들의 본거지가 멀쩡하다는 사실에 놀라 13명의 의원들이 집단으로 다시 붉은 재킷의 어미닭 품속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개표결과를 보며 박수를 치고 희희낙락했다. 그들이 설 땅이 어디인지를 확인했다.

앞으로 그들과 수구 언론을 포함한 세력이 어떤 방법으로 새 정부를 폄훼하고 교란할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새 정부에 국민 모두가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보내야 수구세력의 불온한 훼방으로부터 정부와 나라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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