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지구의 날
  • 전주일보
  • 승인 2017.04.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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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세계적 기념일은 두 개다. 하나는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지구의 날(Earth day 매년 4월 22일)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유엔이 정한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 매년 6월5일)’이다.

1969년 캘리포니아 주 산타 바바라에서 원유 시추 작업을 하던 중 대규모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이듬해 당시 미국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은 '지구의 날' 필요성을 주장했고 하버드대생 데니스 헤이즈 주도로 4월22일 공식행사가 열렸다. 지구의 날 선언문도 발표됐다. 미국 전역에서 2천만 명의 자연보호론자들이 참여, 최초의 대규모 환경캠페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날을 기념해 제정된 것이 지구의 날이다. 이후 1972년 113개국 대표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고 환경의 날도 제정됐다.

47회 ‘지구의 날’을 맞은 지난 22일 미국과 영국 등 세계 600여곳에서 ‘과학을 위한 행진’(March for Science)이 전개됐다. 수만 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행진은 반 과학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반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본행사가 미국 심장부인 워싱턴DC에서 열렸다. 기후변화 현실 등을 부인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과학정책을 우려하는 과학자들이 이례적으로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번 행진은 텍사스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조나단 버만의 SNS 운동으로 시작됐다. ‘기후 변화에 관한 모든 레퍼런스가 백악관 웹사이트에서 삭제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버만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관련글을 공지하고 과학계의 움직임을 촉구했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동참했고 지구의 날 행사를 조직하는 비영리 단체 ‘지구의 날 네트워크’가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트럼프가 응답했다. 그는 이날 '지구의 날' 성명서를 통해 "경제 성장이 환경 보호를 제고한다"며 "근로자 가정에 피해 안주면서 환경 보호해야"한다고 발표했다. 정치와 거리를 둬온 과학자들이 거리로 나와 일반 대중의 관심을 호소한 행진이 무색해지는 모양새다.

정치인들이 흩트리고 파괴한 일상을 복원하기 위한 세계인의 고된 발걸음은 한국이나 외국이나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지난 가을부터 차가운 겨울을 건너 봄까지 이어온 촛불집회는 새로운 대한민국, 변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열망이자 요구다. 그렇게 만들어진 장미대선에 나온 후보자들의 행태는 ‘우리가 이러자고 촛불집회 했나’라는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미래비전과 정책은 온데간데 없고 저급한 공방만 난무하다. 장미대선은 촛불에 응답해야할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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