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 전주일보
  • 승인 2017.04.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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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수의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이 곤경에 빠졌다. 탑승객 강제 퇴거 사태로 파장이 일파만파다. 정원을 초과(오버 부킹·over booking)해 예약을 받은데다 초과 승객을 무작위로 지적, 항공사 직원과 보안경찰까지 나서서 강제로 끌어냈다. 사태 발생 이후 최고 경영자(CEO)의 태도가 더 문제였다. 오스카 무노즈 CEO는 처음 '승무원의 대처를 지지하고 권장한다'고 했다가 비난을 키웠다. 들끓는 여론에 못 이겨 '잘못된 시스템'탓으로 돌리는 등 책임져야할 CEO답지 못한 처사로 뭇매를 맞고 사퇴 압력에 몰렸다. 피해 승객은 막강한 변호인단을 구성해 수십억대의 소송전에 나섰다.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어이 상실 태도를 빚댄 온갖 패러디도 봇물처럼 공유되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상식을 벗어난 이같은 무례한 행위는 10여년전에도 있었다. 무명가수 데이브 캐럴(Dave Carroll)을 일약 세계적 유명인사로 각인시켰던 경우다. 데이브 캐럴이 2006년 지방공연차 유나이티드 항공을 이용했다가 그 일이 발생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캐럴은 공연도구인 테일러 기타 등 수하물을 찾으려는데 항공사 직원이 이를 함부로 다루는 바람에 기타 목이 부러지는 낭패를 당했다. 그는 직원과 항공사 임원들에게 연락해 강하게 항의했지만 그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무려 9개월이나 이어진 항의에도 어떠한 사과나 보상을 받아낼 수 없었다.

마침내 그는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기타를 부수네(United breaks GuitarS)'라는 노래 등 세편의 동영상을 만들어 당시 막 붐을 타던 '유튜브'에 올렸다. 처음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던 동영상은 어느 순간 급작스럽게 조회 수가 늘어나면서 불과 나흘만에 100만건, 입소문을 타 700만건, 1천400만건에 이르는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유튜브 동영상을 본 이들은 너나없이 유나이티드 항공사 측의 저급한 대처를 비난하면서 항공사의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 항공사의 주가가 10%나 떨어졌다. 액수로만 1억8천여만달러였다. 당황한 항공사는 급기야 그를 찾아 거듭 사과하면서 수리비를 보상해줌은 물론 수하물 처리 및 파손에 따른 보상규칙을 개정하는 등 전대미문의 고초를 겪었다.

10여년의 시차를 두고 또 다시 세계적 공분을 사고있는 참 무례한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쉽게 헤어나오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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