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주는 의미
벚꽃이 주는 의미
  • 전주일보
  • 승인 2017.04.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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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벚나무의 꽃을 말한다. 분홍색 혹은 하얀색 꽃잎을 뽐낸다. 개나리가 피어나고 '진짜 봄이 왔구나'할 무렵 꽃망울을 터 뜨리고 피어난다. 만개할 때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이 한 때를 보기위해 벚나무를 심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래도 봄의 완연함은 벚꽃 활짝핀 날들에서 묘사된 듯 하다. 피어난 모습이 흐드러지고 지는 모습 또한 분분해서다. 겨울 끝자락 매서운 한기(寒氣)를 두려워하지 않고 꽃을 피워내는 매화를 뒤 따라 세상을 온통 꽃그림으로 분칠하는 벚꽃. 건너편 강언덕에 봄풀이 푸릇하고 발 딛는 들녘에서 돌아본 산기슭의 이름없는 바위 틈을 비집고 산벚꽃도 그렇게 봄날의 꽃잔치에 뛰어들 판이다.

계절의 첫머리인 어느 봄날, 한순간에 화사하게 피어나 사람들의 마음을 홀려놓고 또 한순간에 덧없이 지고마는 벚꽃은 우리네 삶과 닮았다. 피어나는 것 못지않게 떨어지는 것도 인상적이다. 유난히 얇고 하늘거리는 꽃잎이 흩날리듯 떨어져 마치 꽃비가 내리는 것을 연상케 한다.

말 그대로 화려하게 피어났다가 조용하고 쓸쓸하게 지는데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느끼는 덧없음이다. 벚꽃의 꽃말은 순결과 처녀를 상징한다. 꽃은 처녀의 아름다움이요, 열매는 천국의 과일로 비유된다. 또한 그리스도교 전설에서는 버찌가 마리아의 성목(聖木)이 된다.

지난주 중반 이후 온통 벚꽃 세상이다.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벚꽃 개화지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대와 경남 하동군 섬진강변, 전북 군산에서 전주로 이어지는 옛 전-군 가도, 서울 여의도 윤중로 등을 꼽을만 하다.

그외 이름만 대면 떠르르한 전국 곳곳에서 벚꽃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지역 벚꽃도 광주 서구 농성동 상록회관 일대, 운천 저수지 뚝방길을 비롯해 영암 구림마을, 보성 대원사길, 해남 대흥사 등지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났다. 바야흐로 벚꽃은 봄꽃의 대표 선수로 자리한 셈이다.

이 봄, 벚꽃이 의미심장한 것은 3년전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갔다가 귀가하지 못한 수백여명의 학생들 때문이다. 그들이 그 참혹한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꽃다운 나이의 친구들과 삼삼오오 어울려 벚꽃 구경에 나섰을텐데. 그들이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리던 진도 팽목항과 그들의 구조활동을 애타게 감시하던 동거차도 야산에도 벚꽃은 지천으로 피어났을게다.

마찬가지로 마지막 운항을 마치고 검게 누워있는 목포 신항 부근의 어느 야트막한 산자락에도 어김없이 천연의 모습을 드러냈을 터이다. 채 피어나지 못한 채 하늘로 돌아가버린 꽃같았던 그들을 그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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