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표준어
  • 전주일보
  • 승인 2017.04.0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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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소수민족 거주지인 서부 지역의 표준 중국어 보급을 집중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전국의 푸퉁화(普通話·만다린) 보급률을 평균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지역별 목표를 정해 서부내륙의 특수 지역은 최저 50% 이상 올리고 각 현(縣)별 보급률은 10% 포인트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푸퉁화 보급 이유로 ‘탈(脫) 빈곤 추진과 지역경제사회 발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실현’ 등을 내걸고 있다.

남의 나라 언어정책을 탓할 바는 아니지만 왠지 좀 불편하고 걱정이 앞선다. 중국은 다수인 한족과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다. 한족이 전체의 91.5%(2011년 기준)를 차지하고 55개 소수민족이 약 8.5%를 차지한다. 그러나 면적으로는 소수민족 거주지가 전체 영토의 60%에 달한다. 광활한 영토에 다수의 민족이 자신들의 문화를 형성해 살고 있는 셈이다. 중국도 공식적으로는 이들 소수민족의 자치를 허용하고 있다. 이 55개의 독립적 문화들이 말(푸퉁화)의 통일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일제 강점기에 국어라는 미명하에 일본어를 강요당했던 아픈 역사를 지닌 우리로서는 남의 일 같지 않다. 유럽지배를 받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도 자국어를 잃어버리고 영어 등 외국어를 공용어로 쓴다. 수도지역은 아예 일상어가 영어일 정도다. 방문자의 기우일 수 있으나 경제나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지언정 그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말(언어)은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 생활양식까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하나의 정신사다. 한 국가나 민족은 공통된 언어 구조에 따라 공통된 정신을 갖고 공통 문화를 형성한다. 태어나서 우리말을 배우면서 우리 문화적 전통을 습득하고 민족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표준어에 대해서도 진보진영에서는 이론이 많다. 표준어 사정 원칙의 총칙은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의 언어를 표준어로 정하는 것은 다른 지역의 언어를 배제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특정 지역을 표준으로 함으로써 타지역이 하위로 치부되거나 표준이 우월시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리를 우선할지 다름을 살려야할지 끝없는 고민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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