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계
명품 시계
  • 전주일보
  • 승인 2017.04.0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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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대에 손목시계나 회중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소도구였다. 지금도 그러한지 모르겠으나 특히 시계는 반지나 팔찌, 목걸이와 함께 결혼 예물의 필수품이기도 했다. 이른바 '금수저' 집안 자제들의 경우 아파트 열쇠와 자동차 키 등을 포함해 (초)고가의 제품이 오고갔다. 물론 동수저나 흙수저 출신의 자녀들이 주고받는 평범한 수준의 가격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제작된지 74년된 손목시계가 얼마전 128억3,517만원(900만파운드)에 낙찰돼 화제다. 세계적인 명성의 경매장에서다. 제품명은 '파텍필립(Patek Philppe) 1518'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명품 시계 브랜드인 이 시계는 1943년 같은 모델로 단 4개만 제작되었다고 한다. 그 이전(2015년 11월) 동종 제품의 낙찰가(82억7433만원·580만파운드)를 간단히 깨버린 기록적인 낙찰가다. 그런가 하면 80년된 회중시계는 무려 275억원에 팔렸다. 역시 파텍필립사의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컴플이케이션"이다. 지난 2014년 제네바 소더비 경매장에서 낙찰된 이 가격으로 15년만에 시계 경매 최고가격을 갈아 치웠다.

스위스와 독일 등은 명품 브랜드 시계로 명성이 자자한 나라다. 스위스 경제전문지 'Bilanz'는 매년 자국의 산업별 자산가 순위를 공개한다. 시계 제작업체 회장이나 소유자들은 슈퍼 밀리어네어(초갑부)다. 스와치와 리치몬트, 프랭크 뮬러, 파텍 필립, 프랭부케러, 슈펠레, 보러, 오데마 피게, 슈나이더(브라이틀링) 가문 등 쟁쟁하다. 이들 그룹이나 가문이 생산하는 시계는 까르띠에, 몽블랑, IWC, 피아제, 파네라이, 브레게, 블랑팡, 오메가, 론진, 라도만이 아니다. 파텍필립, 롤렉스 등도 있다. 이들 시계의 가격은 적게 잡아도 수천만원, 수억, 수십억원을 홋가한다. 돈이 있어도 아무나 살 수 있는게 아니다. 구매 이유 등을 제시해 업체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나면 전통의 명인이 철저하게 수작업으로 한정 제작된다. 세계적 경기불황으로 고가의 럭셔리한 시계에 대한 시선이 곱지않다. 최대 시장이라 할 중국에서는 '반 부패법' 적용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한국과 영국 등 극히 일부 국가에서만 매출이 늘었다.

서민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초)고가의 명품시계는 그 자체로 갑부들의 강력한 재테크 수단이 된다. 또한 은밀히 이루어지는 로비과정에서 뇌물로 건네지기도 한다. 그래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수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명품의 역설(逆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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