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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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17.03.3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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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부메랑의 계절인가 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심차게 몰아부친 '1호 법안' 트럼프케어(AHCA·미국건강보험법)가 좌초된데는 협상의 대가 트럼프의 ‘협상의 기술’이 핵심 참고자료가 됐다고한다. 트럼프를 무릎꿇게 한 공화당 내 보수 강경 그룹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의 1987년 베스트셀러 '협상의 기술'을 전범으로 활용했다. 트럼프가 부동산 재벌로 성장하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썼던 화려한 '기술'이 그를 옭아 맨 것이다. '지렛대를 활용하라'(Use your leverage), ‘거래를 성사시키려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것이 최악의 협상 기술이다. 상대방은 피 냄새를 맡게 되고, 당신은 죽게 된다’, ‘생각을 크게 하라'(think big), ‘이제 끝났다고 협박하는 사람은 절대로 끝내지 않는다’ 등등이다. ‘트럼프케어 싫으면 오바마케어 존치'하겠다는 트럼프의 '최후통첩'이 먹히지 않은 이유도 ‘이제 끝났다고 협박하는 사람은 절대로 끝내지 않는다’는 그의 전략을 되돌려 준것이다.

수첩공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꼼꼼함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수첩공주’라 불릴만큼 꼼꼼히 메모하는 박근혜의 업무 스타일은 최순실씨와 엮인 각종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물증을 숱하게 남겼다. 박근혜의 지시는 주로 '서면' 대신 전화로 이뤄졌는데 통화 내용을 참모들이 일일이 녹음하거나 받아 적으면서 수사 과정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아키에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도 자신의 발언에 발목이 잡혀있다. 아베 부인 아키에 여사는 모리토모 학원이 운영하는 초등학교에 명예 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모리토모 학원이 정부와 수의계약으로 이 학교 부지를 평가액의 14% 수준인 1억3천400만엔(약 13억6천만원)의 헐값에 사들이고 '아베신조 기념 소학교(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모금 활동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며 스캔들로 비화됐다. 문제가 확산되자 아베는 국회에서 "나와 아내가 관계가 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모두 그만두겠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모리모토학원이사장은 아키에 여사가 기부금을 제공했다고 밝혔고 아베의 최측근 이나다 방위상(국방부 장관 격)이 모리토모 학원 법인의 고문 변호사를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속담에 ‘제 꾀에 넘어간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자승자박(自繩自縛)도 있다.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구속되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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