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
국제 인종차별 철폐의 날
  • 전주일보
  • 승인 2017.03.2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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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샤프빌에서 학살이 자행됐다. 흑인의 거주지 제한과 신분증명서 소지를 의무화한 통행법에 반대한 평화적 시위에 경찰이 자동화기로 대응했다. 69명이 숨지고 186명이 다쳤다. 이후 비폭력 저항운동은 무장투쟁으로 바뀌었고 넬슨 만델라도 무장투쟁을 하다 1962년 8월 수감돼 무려 27년을 감옥에서 지냈다. 유엔은 학살 다음달인 4월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아파르트헤이트 중지를 촉구하고 1966년 총회에서 3월 21일을 ‘국제 인종 차별 철폐의 날(International Day for the Elimination of Racial Discrimination)’로 선포했다. 흑백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는 16% 백인이 흑인 등 토착민을 관리 통제한 반인륜적 정책으로 1948년 남아공 정부수립직후부터 실시됐다. 토착민의 직업과 토지소유,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반인권적 행태로 국제사회의 비난과 UN의 권고에도 아랑곳 않다 1994년 만델라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야 철폐됐다.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은 60년대까지 자행됐다. 미국 역시 학교와 식당, 대중교통 등 모든 공공영역에서 흑인은 백인과 공간을 함께 할 수 없었다. 1955년 12월, 몽고메리에서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가 버스 백인 전용 칸에 앉았다. 그녀는 ‘흑백 인종분리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이후 1964년 존슨 대통령이 인종차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 발표로 차별의 장벽이 사라졌다. 그러나 1970년대까지도 식당에 ‘개와 흑인은 들어올 수 없슴’이라는 푯말이 버젓이 내걸릴 정도로 인종차별은 일상이었다.

우리사회는 자유로운가. 최근 부산대 캘리교수의 생방송 도중 뛰어든 아이들을 부인이 데리고 나가자 외신이 보모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인종편견, 차별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시아 여성을 하층계급으로 동일시하는 서구의 편견을 꼬집은 것이다. 이를 논하기에 우리 얼굴은 온전치 못하다. 지난 20일 근무시간을 조정해달라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갑질 폭행을 한 30대 남성이 입건됐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고질적인 단골뉴스다. 한국인이 당하는 차별에는 분노하면서 가난한 나라 출신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다. 우월적 위치를 빌미로 약자를 차별하는 행태는 자신을 차별의 대상으로 만드는 일에 다름아니다. 언제든 나보다 우월적인 상대가 나타나면 내가 그 처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여지의 문제일 뿐이다.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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