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르타식 어학연수'... 인솔교사 상습적 학생 폭행 '논란'
'스파르타식 어학연수'... 인솔교사 상습적 학생 폭행 '논란'
  • 길장호
  • 승인 2017.02.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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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도내의 한 사단법인이 주관한 해외 어학연수에 참가한 학생들이 인솔교사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은 해당 법인과 인솔교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22일 어학연수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전북의 한 사단법인은 지난해 10월 18일 겨울 방학을 맞아 학생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과 글로벌 마인드 함양을 취지로 '겨울 영어권 어학연수'를 떠날 학생들을 모집했다.

학교 게시판 등에서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자녀 28명을 지난 1월 1일부터 28일까지 열린 필리핀 어학연수에 보냈다.

자부담금 234만원이 만만치 않았지만, 학부모들은 어학 실력 향상을 위해 자녀들을 필리핀행 비행기에 태웠다.

하지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기대와는 달리 연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인성교육 차원'이라는 명목으로 해당 인솔교사의 폭언과 폭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진 것.

학생들은 "인솔교사가 쓰레기통 주변이 더럽다는 이유로 가슴을 발로 차고 자신의 모자가 구겨졌다며 친구의 뺨을 때렸다"며 "이 교사가 맞고 넘어진 아이를 발로 밟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아이들은 "라면을 먹었다는 이유로 뺨까지 맞았다"고 덧붙였다.

해당 교사의 이 같은 폭행이 드러난 것은 학생들이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였다.

초등학교 6학년 A군은 인솔교사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했던 일을 어머니에게 털어놨고, 이에 놀란 A군의 어머니는 곧바로 함께 어학연수를 떠난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연락을 취해 사실 확인을 했다.

그 결과 다른 아이들 역시 인솔교사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왔다는 충격적인 대답이 나왔다.

이로 인해 몇몇 학생들은 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진단을 받기도 했다.

분노한 학부모들은 어학연수를 주최한 법인과 해당 인솔교사에게 항의를 했다.

하지만 해당 법인은 "훈육 차원이었고, 아이가 맞을 만한 잘못을 했기 때문이다"면서 "아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이고, 필리핀에 가서 CCTV를 확인하면 된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또 해당 인솔교사도 "아무런 이유없이 학생들을 때리지는 않았다"고 논란이 될 만한 답을 내놨다.

이 교사는 현재 서울 소재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부모들은 이날 전북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아이들이 해외에서 겪었을 폭행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며 "법인과 인솔교사는 공식적인 사과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지방경찰청은 이날 피해 학부모들의 진술과 함께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해당 인솔교사와 법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길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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