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윙
웨스트 윙
  • 전주일보
  • 승인 2017.02.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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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백악관은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흰색의 4층 건물이다. 건축가 제임스 호반이 설계해 1800년에 완공됐다.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가 처음으로 입주했다. 제임스 매디슨 집권 당시인 1814년 영국과 전쟁 과정에 영국군의 방화로 잿더미가 된 뒤 다시 지었다. 이 때 백악관의 모든 벽을 하얗게 칠했으며 루스벨트 대통령(1902년)에 의해 '화이트 하우스(White House)'라는 명칭을 얻었다. 중앙본관인 메인빌딩과 단층의 '이스트 윙(East Wing:동쪽날개)', '웨스트 윙(West Wing:서쪽날개)' 건물로 구성돼있다. 타원형의 오벌 오피스(oval office)인 대통령집무실과 참모들의 사무실이 배치된 웨스트윙은 미 행정부의 수뇌들이 업무를 보는 '이그제큐티브 윙(Executive Wing)'이다.

'반 이민 행정명령'으로 세계인의 우려를 샀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재정비에 나섰다고 한다. 백악관 재정비는 사실상 웨스트 윙의 재정비에 다름없다. 트럼프 참모들의 업무 조정이기 때문이다. '웨스트윙 서커스'라 일컬어질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 초기 혼란상은 여진과 함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참모진 가운데 비교적 온건하다 할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극우색채가 강한 스티브 배넌 선임고문간의 정리되지 않은 직무 혼선이 그와 같은 사태를 유발했다.

반 이민행정명령은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아닌 배넌 선임고문에 의해 주도됐다. 트럼프가 행정명령 서명 전 제대로 브리핑받지 못한 데 격분해 집무실에서 참모들을 책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반 이민행정명령이 자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반감을 불러 일으켰음을 깨달았을까. 트럼프는 일단 프리버스 비서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참모진의 서열과 업무 조정 정리를 했다. 그러나 프리버스와 배넌의 업무 조정 조치에도 우려는 상존한다. 트럼프의 폐쇄적 자국 우선주의나 인종, 종교차별적 성향에다 팀워크가 아닌 각자의 방식에 치우친 참모진의 돌출적 행동이 문제다. CNN 등 유력 언론들은 혼란은 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내다 보았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참모들의 집무실인 청와대에 대한 박영수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이 거부됐다. 세월호 참사 때 참모들의 집무실에서 멀리 떨어진 대통령 관저까지 자전거, 혹은 스쿠터를 타고 서면보고서를 전달하러 가는가 하면 베일 속의 보안손님들이 무시로 드나들었던 청와대. 탄핵심판 대기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와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유발한 혼란의 정도는 어느 쪽이 더 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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