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도서관
대통령 도서관
  • 전주일보
  • 승인 2017.02.02 14: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록상 최초의 도서관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C 2300년 경의 에블라 왕궁도서관·우르 남무 왕궁도서관, 함무라비 왕립도서관(BC1700)등이다. 오늘날 도서관 모델로는 BC 3세기에 건설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꼽힌다. 중국도 오랜 도서관 역사를 자랑한다. BC1100년경 주나라에 도서를 모아두는 맹부(盟府), 고부(故府)라 불리는 곳이 있었다. 우리의 경우 황현의 매천야록에 고구려 도서관 ‘장문고’가 나오지만 다른 기록이 없어 인정받지 못한다. 문헌상 역사상 최초 도서관은 고구려 경당이 유력하다.

초기 도서관은 왕실의 문서보존서로 출발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원이 고대 지식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한중일 삼국에서는 왕실을 비롯해 관청·학교·사찰·서원·신사 등이 도서관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의미의 공공도서관은 1906년 시작된 대한도서관으로 최초의 국립도서관이다. 그러나 개관을 기다리던 중 한일합방으로 1911년 일본에 몰수됐다. 몰수될 당시 장서가 10만여권에 달했을 정도로 기대를 안고 있었다. 최초의 사립도서관은 1906년 진문옥 등이 평양에 세운 대동도서관이다.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도서관이 지식창고였다. 대영박물관이 설립 초기부터 도서관을 병설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현대들어 도서관은 전통적 정보수집·제공을 넘어 교육과 문화 커뮤니티 서비스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식의 창고로서 뿐아니라 공동체형성을 위한 사회문화적 공간으로 요구받고 있기도 하다. 많은 도시들이 이같은 관점에서 운영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있다. 우리로 치면 강남 한복판에 세워진 뉴욕공립도서관의 경우도 장서뿐아니라 다양한 시민 프로그램으로 뉴요커와 방문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도시의 허파로, 교육과 문화 커뮤니티, 공동체 형성의 하부구조로 역할을 자임한 덕분이다.

박정희 도서관으로 대통령도서관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박정희도서관은 기념관 건립과정에서 지역사회 서비스 품목으로 끼워넣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나마도 개관 후 지금껏 책도 열람실도, 방문객도 없다. 김영삼기념도서관은 지난 2012년 짓기 시작했으나 아직껏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콘텐츠를 갖췄다는 김대중도서관은 접근성을 이유로 1만여권의 장서를 연세대 중앙도서관으로 이관하면서 도서관의 기본을 잃어버렸다.

이래저래 대통령 도서관이 외면을 받는 형국이다. 일각의 주장처럼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 때문만은 아니다. 과시용, 전시용, 치적용으로 접근하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한 대중의 사랑은 요원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