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값 인상으로 건설업계 '한숨'
건자재값 인상으로 건설업계 '한숨'
  • 이용원
  • 승인 2017.01.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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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건축자재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여 건설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지만 이미 수년 전부터 상시 원가절감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 상태라 추가로 비용 절감이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

특히 올해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이 시점에 대거 투입되는 창호, 마루, 가구 등의 가격이 오르면 건설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축자재의 원자재 가격 상승압박이 커지면서 자재업계와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축자재의 경우 과거에는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하거나, 납품 계약 시 판매 가격이 기준이 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였지만 최근에는 원자재 상승분을 반영하는 추세여서 특판 납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미 빌트인 가구와 주방가구는 작년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납품가격이 올랐다. 가구 제조에 쓰이는 PB(파티클보드)와 MDF(중밀도 섬유판) 가격이 2015년 각각 1매당 1만2,330원, 1만8,070원에서 작년 말 1만3,320원, 2만390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특판 가구 납품가격은 평균 275만원에서 289만원으로, 특판 주방가구는 258만원에서 277만원으로 상승했다.

한 자재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특판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건자재, 가구 기업은 국내 몇 곳 되지 않아 과거처럼 무조건 건설사 우위의 계약관계에서 원자재 값 인상분 정도는 최종 계약 시 반영해주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자재 가격이 오르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건설업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특히 가구나 마루는 최근 건설사들이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면서 이미 가격이 다소 오른데다가 원재료값, 시공 인건비 등이 올라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연초부터 원자재 값 상승이 불가피해 건자재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플라스틱 자재의 원재료인 PVC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고 수입에 의존하는 합판과 유리 원재료는 가격 상승에 환율 변동까지 불확실성이 겹친 형국이다.

플라스틱 창호와 바닥재 등에 사용하는 PVC(폴리염화비닐)과 MMA(아크릴수지) 가격은 2016년 연초 대비 각각 25%, 44%가량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원재료 가격이 10% 상승하면 원가는 2.5%가량 오른다.

게다가 마루와 가구 등의 원재료이자 건설 가설재로 이용하는 합판도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침엽수 원목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탓이다.

심지어 불안정한 환율도 위험요소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 초기 중국과의 패권 다툼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건자재업계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원자재 값도 내리자 거래처에서는 단가 인하 압박이 커서 생각보다 영업이익 개선이 어려웠다"라면서 "올해는 애초 최대 호황이었던 2016년보다 입주도 많아 경기가 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반대 상황이 되면서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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