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감별법
홍어 감별법
  • 전주일보
  • 승인 2016.12.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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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위 아래로 납작하다. 가슴지느러미가 넓게 발달해 위에서 내려다 보면 마름모형태다. 길이는 150㎝ 내외다. 등 중앙선의 가시와 작고 마름모 꼴인 이빨을 갖고 있다. 가슴지느러미의 기저면에 한 개의 검은 테를 가진 큰 반점이 있다. 등쪽은 갈색이며 배쪽은 희거나 회색 빛깔이다. 바다 수심 20~80m에 서식하며 봄철에 산란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세종실록지리지', '자산어보' 등에 설명된 홍어(紅魚)는 가오리과에 속하는 바다 물고기이다. 홍어의 연골에는 황산콘드로이친이 다량 함유돼있어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어는 삭혀서 먹는데 톡 쏘는 강한 맛이 일품이다. 곰삭은 맛은 많은 미식가들을 유혹할 정도다. 삭힌 홍어는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와 함께 남도지방의 대표적인 '삼합'음식이다. 이 삼합은 홍어의 잡히는 수가 적어 돼지고기, 김치로 그 양을 보충하고자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막걸리와도 궁합이 최고다. 홍어는 흑산도 인근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그러나 진짜 흑산 홍어는 남획과 바다 환경오염 등으로 개체 수가 많지 않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일반적인 사이즈의 암컷이 40만~70만원대이며 물량이 딸리면 100만원을 넘어간다. 가장 큰 놈이 135만원을 홋가한 적도 있다고 한다. "헬기로 서울로 공수해 먹는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 홍어의 맛이 전국화하면서 짝퉁 홍어가 보편화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산이 아닌 칠레, 네덜란드 등 수입산을 국내산이라거나 가오리를 속여 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국내산(흑산도?)인지, 가오리인지의 여부를 감별해내는데 성공했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국과수는 지난 2013년 여름 불량식품 단속에 나선 경찰의 의뢰로 시중에서 팔리는 홍어 감별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홍어나 가오리의 축적된 DNA정보가 충분치 않아 '감정불가' 처리 됐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 '국산 홍어감별법'을 개발해낸 국과수가 재감식에 나섰다. 그 결과 27건의 홍어 중 2건만 서해에서 서식하는 '참홍어'로 밝혀졌다. 나머지 25건은 대서양과 남태평양에 서식하는 외국산 홍어이거나 심지어 가오리였다는 것이다.

국과수의 홍어 감별법 개발에 따라 그동안 양심을 속인 채 비싼 값에 참홍어라며 팔아왔을 악덕 판매업자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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