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탈당파, 외연확대 분주
우리당 탈당파, 외연확대 분주
  • 승인 2007.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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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집단탈당을 감행한 김한길 전 원내대표,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 등 23인의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조직의 외연을 확대하는 일에 발벗고 나섰다.
이들의 행보에는 안정적 다수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 집단탈당파의 전열을 정비하는 동시에, 향후 천정배 그룹 등 선도탈당을 단행한 의원들과 손잡고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 해나가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지난 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첫 모임을 열고, 향후 활동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2월 임시국회와 관련해 민생법안 처리에 노력하기로 했으며, 또한 대통합 신당 추진에 대해서는 주말 워크숍을 통해 구체적 로드맵을 세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과정을 순조롭게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 이들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는 단연 원내교섭단체 등록이다. 여당 출신이라는 계급장을 떼고 나온 이상 그에 버금가는 안전판이 필요한 까닭이다. 또한 모임의 틀을 확고히 다져야 여당 안팎의 세력을 모으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천정배 그룹의 결합 여부다. 천 의원을 포함한 개혁성향의 탈당의원들이 집단탈당파에 합류할 경우 모임의 외연이 늘어나는 이점이 있다. 아울러 중도보수로 규정돼 있는 자신들의 이념적·정책적 색채를 다소간 희석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들은 이로 인하여 천정배 그룹과 코드 혹은 주파수를 맞추는 일에 여념이 없다.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은 7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집단탈당파가) 중도개혁 세력이라고 불려졌으면 좋겠다”며 “나 자신도 정부에 있을 때 상당히 개혁적인 사람이었다… 나도 (자신을) 중도개혁 성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정배 의원과 집단탈당파 사이의 이념적·정책적 차이 등을 묻는 질문에 “함께 할 수 없을 정도로 견해 차이가 큰 건지 아니면 서로 조율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견해 차이가 있는지 하는 것을 따져봐야 한다”며 “하지만 내 생각에 그렇게 크게 (이념적·정책적)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물론 집단탈당파의 일원인 조배숙 의원은 6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이번 토요일에 다시 한 번 워크숍을 통해 그런(천정배 그룹과 함께하는) 부분을 점검하려고 한다”며 “천정배 의원이 ‘우리와 꼭 당연히 같이 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다”라면서 유보적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집단탈당파 내부의 움직임을 들여다보면 천정배 그룹과 함께 가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강봉균 전 의장 외에도 집단탈당파 측에서 10일 공동워크숍을 앞두고 “(우리와 천정배 그룹 사이의 차이는) 충분히 좁혀질 수 있는 정도”라면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 같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뜻대로 천정배 그룹을 포섭, 세 규합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천 의원을 포함한 개혁성향의 탈당의원들이 ‘민생정치 준비모임’을 결성하고 독자세력화를 추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천정배, 이계안, 이종걸, 정성호, 제종길, 최재천 의원과 열린우리당 탈당이 확실시 되는 우윤근 의원 등 총 7명.
이들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민·중산층 붕괴와 경제 활력 저하 그리고 미래성장동력 창출실패 등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준비해 이를 바탕으로 민생평화개혁에 앞장서겠다”고 이 모임의 설립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번 주말로 예정된 탈당파 의원들의) 워크숍에서 교섭단체를 함께할 지 등에 대해 협의할 것이다. 정책과 비전이 무엇인가, 어떤 틀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가, 또한 교섭단체에 들어가는 것이 적절한가 등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도 “(이 모임에) 어제 탈당한 분들에 대해서도 차별성을 두지 않겠다”고 밝혀 독자적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등 집단탈당파의 빠른 움직임에 대응, 통합신당 추진에 따른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따라서 정가 일부에서는 당분간 집단탈당파의 중심의 세 확산이 이뤄지기보다 양측의 느슨한 연대 속에 통합신당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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