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원숭이
붉은 원숭이
  • 전주일보
  • 승인 2016.12.0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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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다’, '원숭이 볼기짝 같다’, '원숭이 궁둥이가 빨갛다’, '잔나비 밥 짓듯 한다’. 원숭이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우리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친숙한동물이다. 꿈에서 보면 재수가 없다고 해 일부 지방에서는 원숭이 어휘를 금기하기도 했다. 때문에 강원지역 등에서는 방언인 '잔나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흰 원숭이 꿈’은 오히려 지위가 올라간다고 믿어 중요시 했다.

우리 전통문화와 민속에도 원숭이가 빈번히 등장한다. '잡상’은 궁궐 등 목조건축의 추녀마루에 길상과 벽사로 장식하는 선인이나 동물상을 말한다, 남대문과 경복궁에 가면 볼 수 있다. 잡상에는 불을 제압하는 두우(용의 일종)를 비롯해 뿔을 갖고 부정을 퇴치하는 해치, 비늘을 가진 압어, 산예, 해태, 사자,용, 봉, 천마 등이 있다. 그 기라성 같은 동물들 사이에서 '날우습게보지 말라'는 듯이 원숭이가 버젓이 끼어 있다.

이 처럼친숙한 동물이지만 원숭이가 우리나라 야생에서 살았다는 증거는 없다. 일본이 세조 12년(1466년)에 사신을 보내어 왕에게 원숭이를 선사했다는 기록은 있다. 김종서가 희귀한 선물이라 하여 예찬시를 짓기도 했다. 일부에서 우리나라에도 야생 원숭이가 서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문헌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병신년은 십갑자의 서른세 번째에 해당된다. 십이지지로는 아홉 번째로 붉은 원숭이의 해다, 역학계에서는 병신년에 출생한 사람의 성품을 쾌활하고 선량한 편이라고 한다. 또 교제가 민첩하고, 지혜가 있어서 명민해 보이기도 한 점을 장점으로 든다. 반면 추진력이 너무 강해 남을 용납하지 않고, 도량이 좁고 희로가 심하다고 해석하는 부분도 있다. 국가적으로는 화가 득세할 운이라고 보고 경제적 어려움, 북한과 냉각 상태, 시끄러운 국내 정세 등을 예상하고 있다. 올 한 해 만사가 결코 녹록치 않을 것임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누구나 새해를 맞아 큰 소망을 품는다. 보통 사람은 건강과 부자 됨을 제일로 칠 것이다. 또 국가적으로는 평원과 부강 등의 바람도 있다. 지난해는 불통,고집, 배척,수저, 명퇴, 배신, 헬조선 등 온갖 ‘부정의 단어들'이 우리사회를 짓눌렀다. 새해에는 이 모든 것들에서 벗어나 관용, 평화, 나눔, 용서, 화해,취업 등 '긍정의 단어들‘이 사회와 개인에게 함께 했으면 한다. 모든 이가 붉은 원숭이의 장점인 친근, 쾌활, 선량 , 민첩, 지혜 등을 닮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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