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헌혈괴담
근거없는 헌혈괴담
  • 전주일보
  • 승인 2016.11.29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괴담(怪談)은 원래 초자연적·초현실적이어서 듣는 사람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괴상한 이야기를 일컫는다. 괴(怪)는 인간이 체험한 바에서 일상적이지 않아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을 의미한다.

세계 어느 나라든 괴담과 관련된 이야기는 널리 퍼져있다. 판타지나 설화, 전설 등과 짝을 이루며 연극, 소설, 예능 등의 주요 소재로 채택되곤 한다. 서구 유럽에서는 18세기 후반 낭만파 예술과 함께 괴기, 괴담소설이 등장했다.

후에 괴담을 내용으로 한 많은 작품이 쓰여지면서 소설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예술이나 문학작품의 주요 소재였던 괴담이 만연하고 있다.

괴담은 특정 시기에 일어난 어떤 사건, 사고 등을 기반으로 해 당대인들이 표출해낸 의식의 한 발현 일 수 있다. 그 사건, 사고가 발생한 원인과 처리 과정 등이 실체적으로 규명되지 않고 얼버무려지는 일이 반복될 때 흔히 괴담으로 변질된다.

미국의 심리학자 고든 올프트와 리오 포스트먼은 1945년 괴담이나 소문과 관련한 의미있는 공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Rumor=Importance×Ambiguity. 즉 유언비어의 양(Rumor)은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개인들에 미치는 주제의 중요성(Importance)과 해당 이슈에 관련된 증거의 모호성(Ambiguity)을 곱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의 공식이 어떻든 괴담은 대체적으로 일상을 비틀고 허위와 공포를 조장하려는 의도를 지닌다. 특히 IT시대, 괴담은 익명성에 기대 SNS 등을 통해서 악의적으로 짧은 시간에 퍼트려지기 일쑤다. 지난 2014년 세월호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등과 관련한 괴담이 대표적인 사례다.

겨울철 헌혈 감소로 혈액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헌혈괴담이 나돌고 있다. '헌혈하면 노화가 빨리 온다', '골다공증에 쉽게 걸린다', '영양소가 빠져나가 키가 크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다. 괴담은 당연히 허무맹랑하다.

혈액원이나 의사 등 의료 관계자들은 대응할만한 가치조차 없는 잘못된 정보라고 강조한다. 분초를 다투는 목숨을 살릴 수 있는 헌혈의사에 재를 뿌리는 일에 다름아니다. 근거없는 괴담에 현혹되서는 안된다. 오히려 혈액 확보를 위한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