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탈(脫)전력화(電力化)를 생각할 때
이제는 탈(脫)전력화(電力化)를 생각할 때
  • 전주일보
  • 승인 2016.09.26 15: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여름의 유래 없는 폭염으로 전기요금 누진제가 갑작스레 큰 이슈가 되어 뉴스 1면을 장식했던 계절이었다. 반면, 이상기온으로 인한 우리 농 ‧ 축산물 피해와 어업인들의 한숨과 눈물은 왠지 모르게 가정용 전력요금 누진세 이슈로 가려진 듯 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특히 누진제 개편 논의과정에서 농업부문에서는 말 그대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사실 농식품부와 농협은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대책으로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농사용 전기 적용의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누진세 논란의 여파로 여론의 기류가 정반대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

이런 전기요금의 유탄 뿐 아니라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농어업을 비롯한 축산업의 직접적인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관련 뉴스에 따르면 시금치나 배추 등은 채소는 50% 가격 인상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양식장 피해로 인해 병어와 고등어는 각각 164%, 150%나 올랐다고 한다. 정육 역시 기본적으로 10~15%이상 상승하면서 지난 추석물가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온실가스의 87.2%를 내뿜는 에너지 소비의 악순환

에너지와 이상기온 문제를 이야기할 때면 무더운 날씨와 가정용 요금 누진제란 민감한 이슈 때문이지 많은 분들이 거부감을 갖는 것 같다. 유난히도 더웠던 올 폭염을 생각하면 사실 당연한 반응이지만 이런 이상기온이 왜, 그리고 점차 심해지는지에 대해 누진제란 사회적 이슈에 가려져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또한 누진제의 문제점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가지만 정작 누진제를 포함하여 대한민국 에너지수급의 현실에 대해서는 다들 침묵하고 있다.

사실 이상기온의 원인으로 주목받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인 87.2%는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된다. 산업공정은 7.5% 수준으로 사실상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과정에서 대부분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이다.

특히 전력의 경우 100%의 화석연료를 투입해 최종 전기가 생산되기까지 전환손실은 62%에 이른다. 즉, 우리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많은 사회적 손실을 무릅쓰고 있는 것이 에너지 문제의 근본원인이다.

언제부터인가 저렴하고 사용이 편리한 전기에너지는 우리 생활의 냉방과 난방의 주요 에너지원(原)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산업체에너지 사용 역시 저렴했던 전기요금으로 인해 전력화(電力化)가 많이 이루어졌다.

특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비효율적 에너지소비사례인 여름철과 겨울철의 전력수급위기는 오후 2~5시 사이에만 잠깐 모자라는 전력으로 인해 새로운 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공급과정에서 석탄 등 화석에너지를 태워 만든 열에너지를 62%란 엄청난 전환손실을 무릅쓰고 전기에너지를 생산했다면, 수용가에서는 겨우 남아 있는 38% 수준의 전기를 다시 열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고비용 ‧ 저효율적인 에너지수요는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한반도 생태변화에 대한 악순환의 해법:‘탈(脫) 전력화’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생태변화는 말 그대로 ‘격변(激變)’ 하고 있다. 바다에서는 냉수성 어종이 급감하고 온수성 어종의 생산량이 크게 확대되고 해수욕장에는 상어가 출몰하는 실정이다.

농업부문에서는 아열대 기후 증가로 사과생산량은 감소한 반면 복숭아와 감귤의 재배면적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까이 우리 전북만 보더라도 기후변화로 인해 남원에서는 아열대 작물인 백향과가 생산되고 있으며, 정읍은 구아바와 비파를 생산하고 패션프루트 농가는 2014년 2ha에서 2016년 15.7ha로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는 숨겨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채 시원한 여름과 따뜻한 겨울을 나기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해왔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여름과 겨울철 극심한 전력소비와 에너지낭비가 다시 기후변화를 초래해 이에 따른 에너지소비가 또 다시 증가하게 되는 악순환이다.

에너지소비, 이제 ‘탈(脫) 전력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타이밍이다.

박관순/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