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인근 시군의 밥그릇이 아니다.
새만금은 인근 시군의 밥그릇이 아니다.
  • 전주일보
  • 승인 2016.09.2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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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에서 떡 한 조각을 놓고 형제들끼리 서로 더 먹으려고 싸우듯, 새만금 땅을 두고 군산시와 김제, 부안군이 서로 다투는 일이 잦은 것 같다.

새만금사업은 거대한 국책사업으로 처음 시작할 때에는 금방이라도 전북을 돈 방석 위에 올려놓을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수차례 정권이 바뀌면서 중앙권력의 외면 속에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정부의 우선순위에 밀려 찬밥덩어리 신세가 된지 오래다.

대륙을 향한 전진기지라느니 물류의 허브라느니 하던 푸른 꿈은 어데로 간 곳 없고 최근 들어서는 위락, 노름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이 내 땅, 네 땅을 따지며 서로 차지하겠다고 소송을 벌이고 다툼이 그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새만금의 날’을 제정하겠다는 김제시와 이를 반대하는 두 시군이 불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제시가 지난해 10월26일 법원으로부터 새만금 2호 방조제를 김제군 관할로 인정받은 날을 기념해 '새만금의 날'로 정하겠다고 입법예고를 했다. 이에 군산시가 김제시의 입법예고된 조례안이 부적절하므로 폐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문으로 김제시에 전달했다고 한다.

군산시의 주장은 "이미 관할권 문제로 소송이 진행되어 결말이 나지 않았으니 성급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제시는 조례제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사가 분명한 가운데 전북도에서는 현행 규정상 제재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언급한데로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은 새만금인데, 김제시 단독으로 '새만금의 날'을 특정하는 일이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반드시 날을 정할 필요가 있다면 적어도 3개 시군이 서로 논의해서 시행 여부를 검토하고 전라북도가 나서서 정리하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소지역주의에 집착해 어설프게 '나 먼저 한 입 먹겠다'는 발상은 모양새만 우습게 된다. 김제시의 입장을 보면 아직은 살이 한 점도 없이 뼈만 앙상한 새만금을 놓고 여린뼈라도 분질러 먹겠다고 덤비는 꼴이다.

분명히 지적하지만 새만금은 특정 자치단체의 소유가 아닌, 우리 전라북도와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만약 새만금사업의 위치가  전라북도가 아닌 타지역이었다면 이미 완공돼 신천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도 얼마든지 멋진 희망의 땅으로 바뀔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땅이다.

인근에 활성단층도 없어 지진에도 안전하고 특히 중국대륙과는 가장 가까운 곳이다. 조급하게 서둘지 말고 서로의 마음을 합해 제대로 된, 기반조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할 때다. 작금의 현실은 내수면의 수질이 악화돼 물의 색깔이 불그레하게 변하고 매립이 되지 않아 황량하기만 새만금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예산이다.

따라서 우리끼지 이런저런 싸움 다 접어두고 기본 골격이라도 갖추는 기반시설이 시급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지자체와 전라북도, 지역출신 국회의원, 출향인사들까지 모두 합심해 예산투쟁에 적극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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