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驛舍)재건축 하려면 입 쩍 벌어질 정도로 지어야 한다.
전주역사(驛舍)재건축 하려면 입 쩍 벌어질 정도로 지어야 한다.
  • 전주일보
  • 승인 2016.09.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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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역사(驛舍)를 헐고 다시 짓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주  만의 독창적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글로벌 관광시대에 대비하자는 움직임에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쌍수 들어 환영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주역은 1981년 신축된 건물이다. 고도(古都)전주를 상징(象徵)하면서 이용객 편의까지 도모한답시고 퓨전 한옥으로 역사를 만들었다. 당시로서는 외형 뿐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을 만큼 대합실은 물론 주차장도 그런대로 넉넉하게 만들었다.

35년이 지난 지금. 전주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지난해 말 기준 256만 명으로 불어나고 있으나 대합실 좌석은 고작 60석으로 산골간이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옹색하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10만 정읍시, 30만 순천시만도 못한 열악한 시설로 전주시민은 물론 전주를 찾는 손님들이 불편을 겪고 있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현재 전주시는 매년 전국에서 1,000만 명의 탐방객이 찾는 전통관광도시로 발돋움했다. 특히 한옥마을을 찾는 500만 명 이상 외지인 가운데 상당수가 KTX를 통해 전주를 방문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철도를 이용하는 관광객은 계속 늘어 날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신축역사를 위한 예산확보는 아직 오리무중인 모양이다. 그동안 전주시는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 등을 찾아 역사(驛舍)개선의 당위성과 사업비를 요구했지만 귀 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좌절할 필요까지는 없다. 돈을 줄 때까지 보채야 한다. 이왕 계획을 세웠으니 예산을 세우는데 전 도민이 나서야 한다.

한꺼번에 몫 돈을 타내려고 하지 말자. 10년의 계획을 세우고 예산만큼 해마다 돌을 쌓고 기둥을 세워나가자. 유럽의 기차역은 저마다 한편의 작품이다. 그 속에 유구한 세월이 녹아 있고 유명 건축가의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꼭 기차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한 번 쯤은 기차역을 찾아가 독특하고 이색적인 풍광에 젖어든다.

이 가운데 유럽 역 하나만 소개하면 벨기에 리에쥬 TGV중앙역은 스페인 유명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것으로 1일 3만 6,000여 명의 승객이 이용한다. 역의 천장 높이만도 32m에 이르고 길이는 160m, 총 9개의 트랙과 5개의 플랫폼이 설치돼 있다. 철강과 유리, 흰색 콘크리트 구조물의 절묘한 조합은 방문객으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한다. 13년 걸려 지었다는 이 기차역은 거대한 조각상이라 할 수 있다. 완공될 때까지의 과정 또한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재건축은 말 그대로 낡은 집을 허물고 다시 짓는 사업이다. 전주가 세계적인 여행안내지침서인 ‘론니플래닛’에서 전 세계 여행객들이 1년 안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 관광명소 3위로 선정 했다고 하니 전주의 가치와 관문을 상징하는 품격 높은 역사(驛舍)가 더욱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다시 짓는 전주역사는 퓨전 한옥이 아닌 한옥 본 모습으로 멋들어지게 지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입이 쩍 벌어 질 수 있도록 하는 방대한 계획으로 시작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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