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절실하다
고위공직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절실하다
  • 전주일보
  • 승인 2016.09.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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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 자녀들의 병역관련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런 해묵은 논란이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뭇 충격적이다. 지금껏 베일에 가려져 있던 고위공직자 아들의 현역 병사 부대배치는 일반인과 사뭇 달랐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땅에 떨어진 우리 사회의 생생한 민낯을 보는 듯하다.

지금 우리의 국가 안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앞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모든 국민의 힘을 결집해 안보 위기를 이겨내야만 한다. 또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볼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한 병역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주어진 평등한 의무이고 이런 의무를 충실히 지킨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다. 하지만 최근 고위 공직자 아들이 이른바 '꿀 보직'에 배치되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장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에 따르면 현재 4급 이상 고위공직자 직계비속이 병사로 복무 중인 658명 중 54.1%에 달하는 356명이 비전투 특기 및 부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별 분포를 살펴보면 육군이 465명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고, 공군이 17.8%, 미8군(카튜사)이 5.6%, 해병이 3.6%, 해군이 2.3%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병역이 면제된 고위 공직자가 아들도 군대에 보내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4급 이상 공직자 중 병역을 면제받은 2,520명 가운데 아들도 병역면제자인 사람이 92명(3.7%)이었다. 아들 셋이 모두 병역을 면제받은 사례도 있었다. 병역면제를 아들에게 대물림한 공직자에는 국회의원과 부장판사, 검사장, 외교관, 교육장, 대학총장 등 행세깨나 하는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에서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건 공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다만 병역면제 대물림이라고 무턱대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선천적인 질병 탓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병역면제 대물림’은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일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다.

사실 6.25 전쟁 때 아이젠하워 전 미국대통령과 밴 플리트 8군 사령관의 아들 참전과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사회지도층이라면 너나없이 군 경력을 자랑하는 미국을 볼때 우리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주 신분인 엘리자베스 2세가 운전병으로 입대하는 앤드류 왕자의 포클랜드 전투 참전과는 천양지차다. 여기에 병역의무가 없는데도 지난해에만 579명에 이른 국외 이주자들의 자원입대와 비교해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고위공직자는 누구보다 투철한 국가관과 도덕성,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 특히 자식들의 병역의무에 관한 한 더 엄격하고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지도층은 속히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과 솔선수범을 통해 국민에게 일류 국가로 가는 꿈과 비전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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