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 아이의 소화불량 대처법
명절 후 아이의 소화불량 대처법
  • 전주일보
  • 승인 2016.09.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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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배/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 과장

명절동안 기름진 음식, 과식 때문에 아이들에게 소화불량이 발생하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소화불량이 일시적 또는 일회적으로 생기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거나 오래 지속되면 부모는 겁을 먹게 된다.

▲전체 인구의 20%가 소화불량

소화기내과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병 중 하나가 소화불량증이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15~20%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다. 소화불량증 환자들은 식사 후 더부룩하다거나 소화가 안 되고, 가스가 차고, 명치에 덩어리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을 호소하게 된다. 방치한다 해서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영양 섭취를 제대로 할 수 없고, 식생활에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생활습관으로 오는 소화불량은 초기에 잡는 것이 좋다.

▲내 아이가 소화불량?

아이들이 소화가 안 된다고 할 때 간혹 탄산음료를 권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는 금물이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트림이 나오며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카페인 때문에 실제로는 소화장애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또한 탄산음료에는 포함된 많은 양의 설탕이 소화과정에서 발효되면서 오히려 가스를 더 많이 만들어 낸다.

소화불량 증상이 있을 때 한 번 정도 식사를 거르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자주 굶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소화가 안 된다고 무조건 죽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죽 등의 유동식은 위에서 소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빠르지만, 소화불량 증상이 위의 배출 기능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 침 속에는 ‘아밀라아제’라는 당분 분해 효소가 있어 음식물과 침이 잘 섞이면 소화가 잘되기 때문이다. 소화가 안 된다고 할 때 엄지손가락 손톱 뿌리 바깥쪽을 바늘을 이용해 따 주는 부모들이 있는데, 바늘은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고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소화불량을 예방하려면

소화불량이 잘 생기는 아이들의 경우 과식과 야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고지방 식품이나 자극성 있는 음식을 야식으로 먹으면 위·식도 역류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어느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적인 생각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도록 한다.

식후 바로 눕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식후에 곧바로 누우면 위가 운동을 할 수 없어 속이 더부룩해지기 쉬우며, 이것이 습관이 되면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다시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를 자극해 소화불량의 원인이 되므로 식사를 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천천히 먹도록 하고, 심리적 안정과 여유를 가져야 한다. 특히 식사를 급하게 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음식을 대충 씹고 넘기면 덩어리가 커서 당연히 소화하기 어려워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갑작스러운 복통 발생 시 대처법

가장 먼저 단순 복통인지, 위장질환으로 인한 복통인지 판단해야 한다. 단순 복통은 과식으로 체했을 때 생긴다. 이때는 약을 먹고 음식을 조절하며 휴식을 취하면 낫는다. 위장질환으로 인한 복통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식전, 식후, 새벽 등 일정한 시기에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속 쓰림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배를 따뜻하게 하고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피하는 식이요법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소화기관에 질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복통과 함께 동반되기 쉬운 설사도 마찬가지다. 하루 서너 차례 설사라면 수분을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면 낫지만, 잦은 설사와 함께 발열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되면 식중독이나 세균성 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지사제를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복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때는 ‘배가 아프다’는 아이의 말을 꾀병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유제품, 밀가루 등 특정 음식도 복통과 소화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자주 복통이 생기는 학생은 식습관이나 먹은 음식에 대해 일기를 쓰듯 작성해 보는 것이 원인 음식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박상배/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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