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으로 산다고 성공한 것처럼 착각하지 마라!
갑으로 산다고 성공한 것처럼 착각하지 마라!
  • 전주일보
  • 승인 2016.08.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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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법상 코아교회 목사

갑질이란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떤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입니다. 이 말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입니다.

이 갑질은 인간의 역사가 시작하고 인류의 문화와 문명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지배 계급과 피지배 계급이 존재해온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그 역사를 반복해 오면서 정치나 경제의 영역에서 뿐만이 아니라 종교적인 영역에서도 존재해 왔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왕족이나 귀족들을 중심으로 한 지배 계급이 역사의 주도권을 잡고 행사하면서 평민들이나 노예들에게 갑질을 했습니다. 경제적인 영역에서는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핍박하면서 갑질을 해 왔습니다.

종교적인 영역에서는 사제들이 자기들만이 할 수 있는 몇 가지 고유 영역을 만들어 놓고 자신들이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사이인 것처럼 평신도들에게 갑질을 했습니다.

이렇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사회 각 영역에서 존재해 온 지배와 피지배의 구도 속에 존재해 온 갑질은 지금도 모양을 여러 가지로 바꾸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도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찌 보면 민주주의의 발달은 권력이나 돈이나 지식을 가진 자들의 갑질하는 횡포에 대한 을로 살아 온 민중들의 저항의 역사 속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적으로 보면 인류 최초의 갑질은 인류 최초의 남자인 아담이 인류 최초의 여자이자 자기 아내인 하와에게 행한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처음의 아담은 자기의 아내인 하와에게 세상 그 무엇이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귀한 존재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귀의 유혹을 받아 자기 아내와 함께 죄를 짓고 난 다음에는 왜 죄를 지었느냐고 묻는 하나님 앞에서 바로 저 여자 때문에 내가 죄를 지었노라고, 죄를 짓게 된 원인을 하와에게 돌리며 일방적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말과 행동으로 하와에게 못된 갑질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동등한 존재로 창조하셨지만 아담에게는 남녀평등 의식은 없고 자신이 하와보다 우월한 존재인 갑인 것처럼 생각하는 의식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인류 문화와 역사 속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의 본질이며, 오늘 날에도 먼저 된 자들과 힘센 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약자들에게 행하고 있는 갑질의 원형(元型)입니다.

아담으로부터 시작된 이 갑질은 아담 이후에 그 모양을 계속 바꾸면서 더욱 폭력적으로 발전해 갔습니다. 아담의 큰 아들이었던 카인은 마치 자신의 일이 잘 안 되는 이유가 그의 동생 아벨 때문인 것처럼 생각하고 자신보다 훨씬 연약한 동생 아벨을 때려죽이고 그 죄를 숨기는 갑질을 했습니다.

이렇게 인류 역사의 시작에서부터 존재해온 갑질은 이스라엘에서는 가장 훌륭한 인물들로 생각되고 지금도 가장 존경받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경우에도 드러납니다.

아브라함은 애급의 왕이 자신의 아내의 미모에 반해 아내를 빼앗기는 갑질을 당하게 되었을 때 자신만 살아남기 위해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말하면서 애급 왕에게 아내를 내어주는 애급 왕보다 더 못된 갑질을 그의 아내에게 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충직한 신하였던 우리아의 아내와 간음을 하고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우리아를 가장 힘든 전쟁터로 보내 적에게 죽게 만드는 갑질을 했습니다.

이렇게 성경을 보더라도 인류 역사는 갑의 횡포와 갑들에 의해 끊임없이 당해 온 을들의 억울함이 공존해 오면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는 갑중의 갑인 하나님이시면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을중의 을인 가장 낮은 민중의 한 사람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을의 한 사람으로 사시면서 갑들의 횡포에 맞서 싸우셨고 병들고 가난하고 아프고 쓰라린 을들의 한을 풀어주셨습니다.

이와 같은 예수님의 행위에 겁을 낸 그 시대의 지배자요 통치자들이었던 갑들의 모략과 횡포에 의해 예수님은 가장 억울한 죽음을 십자가에서 당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끝이 났다면 인류의 역사는 여전히 세상의 갑들이 지배하고 다스리는 역사의 반복으로만 계속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갑들이 더 이상 옳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예수님의 부활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많이 가진 것으로도 부족해서 갑질 하는 자들이 옳은 것이 아니라 가징 큰 갑인 하나님이면서 가장 낮고 평범한 을로 사신 예수님처럼, 진리의 인도함을 받아 하나님과 함께 착하게 사는 평범한 을들의 인생이 행복하고 옳다는 증거입니다.

성경의 진리는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더 많은 것을 가진 갑이 되어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갑이 되어 죄짓고 사는 것보다는 을로 살아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가운데 사는 것이 훨씬 더 귀중합니다. 가진 것으로도 부족해서 더 가지고 싶어 끝까지 못된 갑질을 하는 자들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못된 갑보다는 착한 을로 사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것입니다.

/손법상 코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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