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라소니
스라소니
  • 전주일보
  • 승인 2016.08.1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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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과 식육목(食肉目)인 스라소니는 대표적인 작은 맹수(猛獸)다. 한자어로는 토표(土豹), 대산묘(大山猫)로 표기한다. 고양이보다 약간 큰 체구((몸길이 약 90cm, 꼬리길이 20cm)로 큰 머리, 삼각형 귀 끝에 검고 긴 털송이와 호랑이에게서 볼 수 있는 볼 수염이 특징이다. 몸 전체에 갈색 또는 검은 색 반점이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터키, 히말라야, 중국, 시베리아, 사할린 등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5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보호동물이다. 국제멸종위기종(CITE)이기도 하다.

시라소니라는 말은 스라소니의 평안도 사투리다. 어리석고 주변머리없는 미련한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뜻을 내포한 비속어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스라소니의 민첩함과 두려움을 모르는 용맹함을 빗대는 의미도 담겨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50~60년대 주먹세계에서 으뜸 주먹이자 협객으로 명성을 떨쳤던 이성순의 별명이 시라소니다. 이상대, 엄동욱, 정찬용, 김두한 등과 함께 주먹세계 계보로 1기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김두한이 조직의 보스였다면 시라소니 이성순은 홀로 조선인을 못살게 구는 일본 주먹을 혼내주는 의협의 주먹이었다. 시라소니 이성순과 김두한 등은 협객의 전설로 여러편의 영화나 TV드라마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사실상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분류됐던 스라소니가 국내 최초로 서울 대공원에서 번식에 성공, 새끼가 태어났다고 한다. 서울대공원측은 스라소니 종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2005년 북한 동물원에서 암수 1쌍을 들여와 합사를 시켰지만 2세를 얻는데 실패했다. 2014년 다시 체코동물원에서 암수 1쌍을 들여와 마침내 성과를 얻었다. 새끼가 태어난 날짜는 지난 4월28일이지만 보호차원에서 최근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새끼 스라소니는 3개월 가량 어미 젖을 먹다가 지금은 닭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를 먹고 제법 맹수의 결기를 보이면서 위엄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공원측은 새끼 스라소니를 외부 방사장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우리 고유의 대표적인 토종 야생동물이었던 스라소니는 시라소니 이성순 등 주먹과 연관돼 친숙한 존재다. 인간의 이기와 탐욕으로 자연이 훼손되면서 스라소니 뿐아니라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절멸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더불어 야생과의 공존을 쉬 허용치않는 인간의 오만과 독선, 무지도 우려된다. 서울대공원이 비록 외래종이지만 수입 스라소니를 통해 새끼를 얻었다니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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