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한국배치 OK, 우리 지역은 NO
사드 한국배치 OK, 우리 지역은 NO
  • 전주일보
  • 승인 2016.07.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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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두고 성주의 민심은 가히 폭발직전이다. 국무총리가 성주를 방문해 주민설득에 나섰지만 성난 군민들로부터 물병과 계란 세례를 맞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군은 18일 태평양 괌 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를 한국 취재진 등에게 공개했고, 사드 기지의 전자파 수준을 직접 측정해 보였다.

이 결과 검출된 전자파가 방송통신위원회 인체보호 기준치의 0.00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자연상태나 다름없고 휴대폰이나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보다도 훨씬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해발고도 380여m의 성주 지형과 비교하면 이번 측정 작업은 성주지역보다 불리한 조건인데도 측정값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처럼 미군 측이 사상 처음으로 괌 기지 사드 포대 공개라는 카드를 빼든 것은 사드 한반도 배치문제가 효용성 유무를 떠나 X밴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사람이 직접 쐬면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각계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군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성주 군민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성주 군민들의 분노와 절규엔 ‘하고많은 지역 중에 왜 우리 고장이냐’는 것이다. 청청 참외마을이 갑자기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인체 위해성과 지역 산업의 70%를 차지한다는 참외산업이 직접 피해를 입을 우려 때문이다.

성주 군민들의 저항은 이해할 만하다. 2년 이상 걸린 사드 도입 과정에서 정부는 그저 비밀유지와 막후 협상, 최종 선택에서 느닷없이 성주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성주 군민의 거센 반발은 최소한의 공론화와 소통과정도 외면한 정부의 잘못이 원인이다. 정부는 그동안 사드배치 예정지역으로 강원도 원주를 시작으로 경기 평택, 충북 음성, 경북 칠곡, 전북 군산, 경남 양산, 전남 벌교 등 전국을 한 바퀴 빙 돌아 급기야는 성주로 안착했다. 과연 성주 군민들의 저항을 받을만하다.

문제는 어느 지역도 사드를 찬성하는 곳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지역 어디에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며 필자 자신도 반대한다. 북핵미사일 방어를 위해서 사드는 배치해야 하겠고, 이를 반기는 지역은 한 군데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사드를 독도나 이어도 등 섬에 배치할 수도 없다. 들지도 놓지도 못하고, 가도 오도 서 있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사드는 과연 북핵을 막아줄 수 있는 ‘신의 방패’인가? 또한 사드의 전자파는 인체에 정말 무해한 것인가?

지금까지 13번의 사드 요격실험에서 모두 성공했다고 하지만 실제 전투에서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개전 초기 사드 요격미사일로 몇 개의 북한 미사일을 잡아낼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북한이 동시에 수백발의 미사일을 쏠 경우 이를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무엇보다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수중에서 쏠 경우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만약 사드를 비롯한 미사일방어체제(MD)가 완벽한 방어 수단이라면, 중국을 포함해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사드를 전국 각지에 배치하여 적의 미사일공격으로부터 완벽한 방어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사드관련 논란이 시작된 2014년 10월 새누리당 의원들은 사드 한반도 배치에 찬성했다. 사드 도입은 이내 새누리당 당론이 됐다.

이후 사드배치 지역으로 여러 곳이 오르내리다가 결국 성주가 결정되자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집단 반발했다. 성주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을 포함해 TK 의원 21명은 최근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한결같이 “사드 배치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문제는 배치 장소가 왜 하필 TK냐는 것이다. 사드 한국 배치는 OK하면서 우리 동네는 NO다.

그렇다면 정치인들의 사드배치 반대는 결국 전형적인 님비현상인 셈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대다수 국민들은 사드를 우리 땅에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에는 배치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TK(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이 사드 성주 배치 반대 집단항의성명서는 온당치 못한 일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역주민의 정서에 영합해 자신들의 표만 지키겠다는 얄팍한 계산이 역력하다.

신영규/한국신문학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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