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혼인
결혼과 혼인
  • 전주일보
  • 승인 2016.06.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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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결혼관을 묻는 제자들에게 "어떻든 간에 결혼은 하고 볼 일이다. 만일 좋은 아내를 얻는다면 두배로 축복을 받을 것이고 나쁜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 라고 했는데 정말 그는 악처를 얻었다. 악처와의 갈등은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심오한 진리를 깨달아 세계적인 철학자가 될 수 있도록 생각할 기회를 줬던 것이다.

키에르케고르는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후회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사무엘 존스는 사람은 “돈만을 위해서 결혼하는 것보다 나쁜 것은 없고, 사랑만을 위해서 결혼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충고했다. 쇼팬하우어는 "결혼은 무덤"이라고 했다. 따라서 개인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느낌과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을 때 일반적으로 '결혼(結婚)'이나 '혼인(婚姻)'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요즘은 영어가 대세여서인지 '웨딩'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원래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다른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혼인'은 예전이나 오늘날이나 남녀가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결혼'은 그 뜻이 달랐다. 말하자면 '길동이가 꺽정이와 결혼하였다'는 말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말은 '길동이' 자손과 '꺽정이' 자손이 '혼인'하기로 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남자와 남자 또는 여자와 여자끼리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혼인하다'에서 '혼(婚)'은 '며느리집(장인집)'을 뜻하고 '인(姻)'은 '사위집(시집)'을 뜻하는데 예전에 혼인을 하면 신랑이 신부집(婚)으로 먼저 가서 예식을 올렸다. 즉 남자가 '장가(丈家·장인의 집)'를 가는 것이다. 그리고 며칠 뒤에 신부를 데리고 신랑집(姻·시집)으로 오는데 이는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 '장가가고 시집간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혼가(婚嫁) 혼취(婚娶) 등도 혼인과 같은 의미로 쓰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0~2010년 혼인상태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 2010년에 태어난 남자 아이의 20.9%는 미혼인 상태로 생을 마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여자아이의 미혼 확률은 15.1%이다. 해가 갈수록 남녀 모두 결혼할 확률이 낮아지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윤종채 /무등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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