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비아그라
핑크 비아그라
  • 전주일보
  • 승인 2016.06.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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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단은 제약업체 스프라우트 파마슈티컬스가 만든 여성용 성기능 촉진제 ‘플리반세린’에 대해 조건부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찬성 18표, 반대 6표가 나왔다. 단 제약사에서 부작용 대책을 마련하는 조건이 달렸다.

진행된 임상시험에서는 일부 실험 참가자들이 이 약을 복용하고서 졸음, 메스꺼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견돼 왔기 때문이다. FDA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참고해 플리반세린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어서 공식승인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스프라우트는 2010년부터 이 약품에 대한 FDA 승인을 신청했지만, FDA는 그동안 두 번 승인을 거부했다. 거부 이유는 약의 효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해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점이었다. 일각에서는 실데나필(상품명 비아그라)이나 타다라필(상품명 시알리스) 같은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가 일찍이 FDA 승인을 받은 반면 여성용은 지연돼 온 것이 성차별적 이유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한다.

플리반세린은 분홍색 알약 모양이어서 ‘핑크 비아그라’ 혹은 ‘여성용 비아그라’라고도 불린다. 이 약은 여성의 저활동성 성욕장애와 성적 관심, 흥분장애를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 보통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는 생식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작용을 하는 것에 비해, 이 약은 뇌를 통해 성적 욕구를 개선하는 작용을 한다.

미국에서는 폐경 전 여성의 약 40%가 성적욕구 저하를 호소하지만 지금까지 승인된 치료약이 없었다. 이에 비해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는 24종이나 된다. 하지만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는 발기 촉진기능을 하기 때문에 여성에게는 효과가 없다. 그러면 플리반세린은 남성의 성욕을 높여주는 데 효과가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플리반세린에 대해 미국 내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데 이 약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남성용 성기능 촉진제와 같은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성욕·흥분은 남성과 달리 상대에 대한 애정과 애착관계, 본인의 신체상태, 피로·스트레스·감정상태 등 성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요소만 개선한다고 해서 모든 여성의 성기능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윤종채/무등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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