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출생
혼외출생
  • 전주일보
  • 승인 2016.06.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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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는 진화 심리학이란 이론이 있다. 남자는 자신이 임신을 할 수 없으므로 종족 번식의 본능으로 인해 여러 여자와의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는 이론도 그 중에 하나다. 자칫 남성의 혼외 정사를 합리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 인권론자들의 비판을 면치 못하는 이론이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성적으로 충동적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류학자 도널드 시먼스는 "남자는 여자보다 ‘성적 다양성’에 관심이 더 많은 편이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10개월에 한 명을, 남성은 하루에도 여러 명 아이를 갖게 하는 생물학적 능력 차이가 그렇게 만든다는 논리다.

남성의 생물학적 특성을 볼 때 일부일처제가 과연 몸에 맞는 제도인가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사랑의 해부’에서 “853개 문화권 중 일부일처제는 16%였으며, 84%는 남자에게 두 명의 아내를 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여러 명의 아내 또는 혼외 정사는 ‘제2의 생식 전략’이 되는 셈이다.

외도하는 남성들의 원인은 다양하다. 아내 이외에 다른 여성을 더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거나, 심지어 습관적으로 많은 여성을 상대하면서 그것이 자신의 능력인 양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조용히 살림하며 푸근한 아줌마로 변해 가는 아내에게서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못하고 미혼 여성을 유혹하거나 돈으로 성을 사기도 한다.

지난 2001년 한국에서의 혼외 정사 비율이 남성 65%, 여성 41%로 아시아에서 단연 최고 수준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법적 혼인 관계가 아닌 남녀 사이에 태어난 아기가 2012년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혼외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전년보다 1.9%(185명) 늘어난 1만144명으로, 해당 통계를 낸 1981년(9천741명)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러나 2012년 신생아 중 혼외 출생아의 비율은 2.1%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는 가장 낮았다.

미혼모로부터 버려지는 아이들을 포함하면 혼외 출생자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병원에서 출생 증명서 발급과 동시에 출생 신고가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등 미혼모 관련 정책 지원이 강화돼야 하겠다.

윤종채/무등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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