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강태공
젊은 강태공
  • 전주일보
  • 승인 2016.05.26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역의 학립자이자 육도삼락을 지은 강태공은 139세에 숨을 거두기까지 인생의 전반부 60여년을 낚시 등을 하며 훗날을 도모해왔다. 그래서 강태공은 넓은 의미로는 낚시꾼 전체를 일컬어 말하고, 축소된 의미로는 할 일없이 빈둥대기만 하는 낚시꾼을 말한다.

그런데 그 말하는 사람의 속내는 넓은 의미든 축소된 의미든 모두 강태공 즉 낚시꾼을 부정적인 의미로 비아냥댄다. 이들은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은 실업자이거나 일과 가족을 팽개치고 물가에 앉아서 시간만 축내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강태공은 지금으로부터 3100여 년 전 사람으로 강태공(姜太公), 태공(太公), 태공망 여상(太公望 呂尙),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 강상(姜尙) 등으로 불리며, 사기(史記)의 제태공세가(齊太公世家)에 의하면 백이(伯夷)의 후손으로 그 뿌리가 우리민족과 다르지 않다.

본래 성은 姜이며, 이름은 尙이였으나 강족(姜族)으로 전통 동이족(傳統 東夷族) 출신이었던 선조가 呂나라에 봉(封)해짐으로써 봉지(封地)를 따라 성씨를 삼아 呂尙이라 했으며, 太公望이라는 명칭은 선왕 혹은 윗사람(太公)이 바라고 기다리던(望) 사람이라는 뜻으로 높여 부르는 호칭이다. 그러니 낚시꾼을 강태공이라고 불러주는 것은 존칭을 해 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강태공이 위수(渭水)에서 낚시를 한 것은 학문에 몰두 하는 중에 물가에 나가서 물고기를 낚으면서 활력을 재충전하는 취미생활이었다. 따라서 강태공을 가사는 돌보지 않고 미끼도 없는 곧은낚시를 물속에 넣어놓고 시대차기만을 기다리는 무책임하고 피동적이며, 소극적이고 게으른 사람으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낚시는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취미 활동이라는 인식이 강했는데 요즘에는 20대 '젊은 강태공'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오픈마켓 옥션은 9월 1∼25일 낚시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20대의 구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40∼50대의 낚시용품 구매가 70%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0대 낚시용품 구매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들 20대는 대부분 열심히 일하는 중에 취미생활로 낚시를 즐기는 것이고, 혹 실업자라도 낚시를 통해서 재충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윤종채/무등일보 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